낮게 입찰한 에디슨모터스가 웃었다.. 쌍용차, 두 번째 법정관리 졸업 앞둬(종합)

쌍용차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결정됐다. /사진제공=쌍용자동차
재무적투자자(FI)를 추가 영입하며 강력한 연합전선을 구축한 전기버스제조사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자동차 인수전에서 결국 미소지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2000억원대 후반 인수가격을 적어 우선협상대상자에 멀어지는 듯싶었으나 5000억원대를 낸 이엘비엔티 컨소시엄의 보완사항 미비 덕분에 이름을 올린 것.

20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2파전 양상으로 진행된 쌍용차의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결정됐다. 이에 쌍용자동차와 매각주간사인 EY 한영회계법인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법원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 관리인 보고 평가결과 “이엘비엔티 컨소시엄은 자금조달증빙 부족으로 평가에서 제외됐다”며 “추후 관리인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허가신청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당초 지난달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두 후보 기업의 자금 증빙과 경영 정상화 계획이 미흡하다고 판단, 서류 보완을 요청하며 대상자 발표 시기를 늦췄다. 쌍용차와 매각주간사는 이엘비앤티와 에디슨모터스가 제출한 입찰 서류를 검토해왔으며 지난 15일 보완된 입찰 서류를 다시 제출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쌍용자동차와 매각주간사는 초기 인수자금 규모뿐만 아니라 인수 이후 쌍용자동차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 인수 후 운영 여력 있나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후 계획을 밝혔다. /사진=에디슨모터스 홈페이지 캡처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8월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쌍용차 인수 후 3~5년 내에 흑자 기업으로 만들고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차업체와 경쟁할 뜻을 드러낸 바 있다. 쌍용차를 인수해 연간 3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할 목표를 세우고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한 번 충전으로 450~8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생산계획도 제시했다.


당시 KCGI 측은 “에디슨모터스의 BMS(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은 단 한차례의 화재사고가 없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며 “쌍용차에 EV의 성장성을 심어서 변화를 추구한다면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와 샤오펑 등이 기존 완성차업체와 경쟁하는 것처럼 지각변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전망하며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퇴직충당금을 포함해 7500억원까지 불어난 쌍용차의 공익채권 등을 고려하면 실제 쌍용차 인수 후 정상화까지 1조원이 넘게 필요하다는 점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입찰가가 낮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기준 자본금 344억7302만원, 매출 897억8763만원, 영업이익 27억5897만원, 당기순손실 15억5727만원을 기록했다. 대주주는 지분 92.83%를 보유한 모기업 에너지솔루션즈다.


쌍용차, 청산 면하려면 체질개선부터


자동차업계에서는 법원이 쌍용차 청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낮다고 예상해왔다. 쌍용차 외에 협력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쌍용차를 어떻게든 굴러가게 해서 차가 팔리면 회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부 희생을 감수하겠지만 파산해서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는 것보단 나은 방법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회생 절차에 돌입하면 체질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 인수대상자가 회생에 필요한 비용을 지급한 뒤 자산매각과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

이에 쌍용차는 자구안을 마련해 노조 측에 제시했고 노조 측은 해당 내용에 합의했다. 주요 내용은 ▲무급 휴업 2년(1년 후 1년 추가) ▲현재 시행 중인 임금 삭감 및 복리후생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단체협약 변경 주기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변경 ▲효율적인 인력 운영 및 생산 대응 ▲무쟁의 확약 ▲유휴자산 4곳 추가 매각 등이다. 2009년 2000여명의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불거진 ‘쌍용차 사태’ 재발 방지를 염두에 둔 내용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경영능력을 갖춘 투자자와 지속가능한 사업 계획 없이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온 만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향후 투자계획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쌍용차와 매각주간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법원허가 절차를 거쳐 10월말까지 양사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11월 초 약 2주 동안의 정밀실사를 거친 뒤 인수 대금 및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본 계약 협상이 진행된다.

쌍용차는 투자계약의 내용을 반영한 회생계획안 제출을 위해 현재 11월1일로 된 회생계획안 제출 기일에 대한 연장 신청을 다음 주중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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