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동공지진?..20분 분량, 윤석열 ‘유퀴즈’가 남긴 것 (종합)

[OSEN=박소영 기자]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편을 두고 연일 온오프라인이 핫하다. 13일 녹화가 진행된 이후 우려와 기대 속 윤석열 당선인 편이 20일 방송됐는데 후폭풍은 대단하다. 당시 2시간 남짓 진행된 녹화의 결과물인 실제 방송 분량은 20분. 이 20분짜리 ‘유퀴즈-윤석열 편’이 남긴 후폭풍을 모아봤다.

#유재석 동공지진

20일 방송 오프닝에서 제작진은 ‘인생의 화두는 여느 날 같던 어느 날 갑자기 뒤바뀌곤 한다’며 대한민국 제 20대 대통령 윤석열 당선인을 소개했다. ‘무수히 반복된 보통날 속 예기치 못한 날의 기습’이라며 날벼락 자료화면을 넣기도.

무엇보다 MC들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오프닝 전 유재석은 유난히 경직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평소와 다른 웅성거림과 어수선한 분위기가 녹화장을 가득 에워쌌기 때문. 그는 “분위기가 보통이 아니다. 굉장히 삼엄하다. 그동안 ‘유퀴즈’에서 단 한 번도 있지 않았던 분위기다. 저희도 갑자기 당황스럽긴 합니다”라며 멋쩍게 미소 지었다.

하지만 유재석은 국민 MC다웠다. “이렇게 토크를 진행해도 되는지”라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지만 윤석열 당선인과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출연 계기부터 하루 일과, 당선 후 변화, 사법 시험 9수, 검사 생활 등에 대한 토크를 나눴고 야식을 먹는지, 민트 초코에 대한 호불호, 개표 방송 ‘넥스트 레벨’ 영상을 봤는지 등 가벼운 이야기도 곁들였다.

특히 당선인을 두고 최초의 1960년대생, 최초의 검사 출신, 가장 많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장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고독한 자리”라며 허심탄회한 속내를 풀어냈다. 

#시청자게시판 난리

유재석은 그동안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으며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이런 까닭에 윤석열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을 팬들이 더 크게 우려했던 바다. 지난 13일 당선인의 녹화 소식이 알려지자 ‘유퀴즈 온 더 블럭’ 시청자 게시판에는 찬반 여론이 극명히 엇갈렸다. 

이미 대선 전 당선인이 대선 후보로서 ‘집사부일체’, ‘옥탑방의 문제아들’ 같은 예능에 출연했지만 차기 대통령 신분으로는 자칫 정치적인 문제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들이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사람 냄새나는 토크쇼를 지향하는 터라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유재석과 조세호가 정치색에 휘말릴 수 있다는 걱정이 컸다. “‘유퀴즈’에 정치인이 왜 나오죠? 언론장악인가?”, “왜 유재석을 망치려 듭니까?”, “유재석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걸로 아는데 왜 그러나요”, “제작진 유재석을 이용하지 마세요” 등 MC들에 대한 안타까운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은 더 불이 났다. 이번에는 윤석열 당선인의 분량이 20분이라는 걸 두고 지지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편집 풀영상을 공개하라는 글이 도배를 이룬 상황. 하지만 여전히 당선인의 방송이 재미도 감동도 없는 밋밋한 특집이었다는 쓴소리가 홍수를 이룬다.

#정치 싸움

이러한 목소리들은 정치적 싸움으로도 퍼져나갔다. 심지어 21일 한 매체는 “’유퀴즈’ 측이 과거 ‘정치인 출연이 프로그램 콘셉트와 맞지 않는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을 거절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CJ ENM 측은 문재인 대통령 측에서 ‘유퀴즈’ 출연 요청을 한 것은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개인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은 문제가 없다. 비록 시청자들의 각기 다른 판단은 있을 수 있어도 그의 출연자체는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당선자의 출연여부와는 별개로 청와대를 상대로한 CJ의 거짓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어 그는 “작년 4월과 그 이전에도 청와대에서는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수선사, 조경담당자들의 프로그램 출연을 문의한 바 있다. 그때 제작진은 숙고 끝에 CJ 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 는 요지로 거절의사를 밝혀왔다. 우리는 제작진의 의사를 존중해 더 이상 요청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황교익 칼럼니스트 역시 이 사안을 두고 “연예인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면 직업적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 그래서 연예인이 자발적으로 정치적 의사를 밝히는 것은 큰 모험입니다”라며 “촬영 현장에서 출연자를 알았다고 하니 그는 선택의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를 내버려두십시오. 그를 정치적 논란의 한복판에 올려두는 것은 바르지 않습니다. 방송 제작진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를 보호해야 합니다. 방송의 최종 책임은 방송사에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라고 ‘유퀴즈’ 제작진에게 메시지를 띄웠다.

20분짜리 분량치고는 너무 많은 후폭풍을 남긴 ‘유퀴즈-윤석열 편’이다. 정치적인 문제로까지 번진 모양새라 ‘유퀴즈’가 방송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 

/ comet568@osen.co.kr

[사진] 유퀴즈 온 더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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