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경찰 빽 있어” 지하철 폭행 20대女, 특수상해죄 만든 ‘이것’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서울 도심 지하철에서 술에 취한 20대 여성이 60대 남성을 폭행했다./사진=유튜브 채널 BMW TV

지난 3월 지하철 9호선에서 "나 경찰에 빽(뒷배) 있다"며 60대 남성의 머리를 휴대전화로 여러차례 내리친 20대 여성 김모씨는 상해죄나 폭행죄가 아닌 ‘특수상해’혐의로 입건됐다. 검찰 역시 김씨를 기소하면서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해 7월 말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가장의 머리를 휴대폰으로 내리친 20대 여성에게 검찰이 적용한 혐의 역시 ‘폭행’이 아닌 ‘특수상해’다.

단순 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특수상해죄는 벌금형이 없는 중범죄로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피해 정도에 따라 2년 이상 20년 이하 징역형도 가능하다.

검찰이 이들에게 단순 폭행이 아닌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한 이유는 이들이 폭행에 ‘휴대폰’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특수상해는 여럿이 또는 위험한 물건으로 타인을 폭행해 다치게 하는 죄를 말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위험한 물건은 총, 칼 등 흉기 외에도 사회 통념상 상대방이나 제3자에게 살상의 위험을 느끼게 하는 물건을 포함한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휴대폰 일지라도 상대방을 폭행하는 둔기로 쓰이면 위협적인 물건이 된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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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역시 폭행에 사용될 경우 특수상해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2018년 서울 북부지법은 행인과 다투던 도중 하이힐을 이용해 피해자의 머리를 내리쳐 찢어지게 한 B씨에게 "위험한 물건인 하이힐로 피해자를 가격해 상해를 입혔다"며 특수상해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해당 재판부는 또 B씨에게 40시간의 심리치료와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물건을 위험하게 변형해서 사용하는 경우에도 특수상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2014년말 헤어진 연인의 집에 침입한 뒤 신용카드를 조각내 목에 겨눈 남성 C씨는 특수상해 혐의가 적용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 북부지법은 C씨에게 "신용카드는 딱딱한 플라스틱 재질이며 부러뜨린 신용카드의 날카로운 면은 사람을 피부를 쉽게 찢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며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하이힐과 부러진 신용카드처럼 끝이 뾰족한 물건이라고 해서 모두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20년 대법원은 주차문제로 시비를 벌이다가 자동차 열쇠로 피해자의 배를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D씨에게 일반 상해만을 적용해 징역 6월을 선고한 1,2심의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자동차 열쇠를 사용해 상해를 가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사회통념상 피해자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꼈으리라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위험한 물건의 범위가 애매하다고 해서 그 범위를 좁히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한규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회장)는 "위험한 물건을 좁게 해석할 경우 현재 특수상해에 해당하는 범죄가 일반상해로 분류될 수 있어서 피해자 보호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특수상해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평범한 물건으로 사람을 때렸다고 해서 그 처벌이 간단하지는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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