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달라진 마스크 사용 첫 날 표정 ‘시민 10명중 8명 마스크 썼다’

[경향신문]

2일 오전 6시30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에코시티단지 내 세병호 공원에서 아침운동을 하는 시민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2일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첫날. 시민들은 얼마나 마스크를 벗고 다닐까?

오전 6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 신도시인 에코시티 일대를 돌아봤다. 거리와 상가, 체육공원 등을 1시간 정도 이동하면서 마스크 탈착여부를 일일이 세어 봤다. 결과는 시민 10명중 8명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기자가 거주하는 아파트를 나서면서 가장 먼저 만난 이는 경비원이었다. 그는 마스크를 쓰고 주차장을 돌아보고 있었다. “마스크를 벗어도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마스크를 쓰는 것처럼 인식돼 벗자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에코시티 안에 조성된 세병호 공원.

아직 이른 시간인데다 아침 기온도 10도 정도로 떨어진 탓인지 거리에는 인적이 뜸했다. 시내버스 승강장 쪽으로 이동하자 시민들이 나타났다. 자전거를 타고 나온 청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출근을 하기 위해 나온 부부도 마스크를 썼다. 남편 이수종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첫 날이라 그런지 선뜻 벗고 나올 엄두가 나지 않았다”면서 “2년 넘도록 마스크 쓰는게 일상화 돼 지금도 당연히 쓰고 다녀야 하는 것 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아내 박경희씨는 “내 건강을 위해 마스크를 쓰는 것이니 완화가 됐다고 해도 계속 착용할 것”이라면서 “여전히 관리를 잘못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매사에 조심하는 차원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2일 오전 6시10분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에서 이동중인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있다.

거리에서 관찰한 20여명의 시민 가운데 마스크를 벗고 나타난 사람은 40대 남성 김형선씨 뿐이었다. 그는 “그동안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오늘이 얼마나 행복한 지 모르겠다”면서 “가방에 마스크를 준비하고 다니기는 하지만 외부에서는 당당히 마스크를 벗고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세병호 공원으로 걸음을 옮겼다. 세병호는 전주 도심의 ‘센트럴 파크’다. 호수와 축구장 5개 크기의 잔디광장을 조성돼 있고, 수목에 어우러진 산책로가 일품이어서 아침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쾌적하게 운동을 하는 곳이어서 마스크를 벗어 던진 시민들이 많이 있으리라 짐작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세병호와 잔디광장을 도는 시민 100명을 세어본 결과 79명은 마스크를 착용했고, 21명만이 착용하지 않았다. 마스크를 벗은 시민 가운데 10명은 아예 마스크가 보이지 않았지만, 11명은 ‘턱스크’를 한 상태였다.

2일 오전 6시20분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에 거주하는 한 부부가 마스크를 쓰고 집을 나와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 부부는 앞으로도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견과 아침운동을 나온 이진희씨는 “시행 첫 날이어서 아직 체감이 덜 되고 있는 것 같다. 거의 아침 운동을 나오는 편인데 오늘도 어제 처럼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쓰게 되더라. 시간이 좀 흘러가면 마스크를 벗어 던지는 사람들이 더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아내와 운동을 나온 장병현씨는 “너무 오랜 시간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되다 보니 오히려 마스크를 벗는게 이상해 지고 불안해 지는 학습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더 더워지는 여름철이면 몰라도 지금 같은 기후에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기 때문에 착용하는 시민이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운동을 하던 하정수씨는 “나같은 경우는 정부 발표이후 당연히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야 겠다고 작정했는데, 아침에 나와보니 의외로 많은 분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서 놀랐다”면서 “남의 의식하지 말고 마스크를 써야 할 때와 벗어야 할 때를 잘 구분해서 생활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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