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기만 한’ 인천 의료계 역할.. ‘지역 특성 고려한 제 기능 못해’

인천에서 성장한 ‘토박이’ 가천대길병원〈사진 위〉과 인하대병원이 본원을 둔 인천을 벗어나 타 지역에 최첨단 의료시스템을 갖춘 신설 종합병원 건립을 추진중이다.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이 지역 특성상 대도시 기능 여건에 걸맞게 의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지적이다.

공항과 항만이 있는 관문인데다가 인구 300만을 보유한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인천은 숙원이었던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유치에서 최종 탈락했고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지 20년이 넘도록 영종은 항공기 사고 대비와 위중증 환자 등 위급 환자를 돌봐줄 종합병원 한 곳 없는 불모지에 불과하다.

여기에 수십년 간 인천에서 뿌리 내린 ‘토박이’ 지역 대표 종합병원 2곳은 본원이 있는 인천 보다 한층 업 그레이드 된 최첨단 의료시설 조성사업을 타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어 정작에 뿌리내린 본원과 시민을 위한 시설투자는 제자리 걸음이다.

16일 인천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개항도시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등이 위치한 관문인데다가 이 곳으로부터 환자 유입의 최초 경로에 해당되는 만큼 감염병전문병원이 반드시 필요한 지역으로 거론돼 왔다. 인천의 지역적 특성상 감염병전문병원의 유치 당위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최근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구축사업 공모에 참여한 분당 서울대학교병원을 최종 선정했다.

인천시와 함께 공모에 나선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 치료 규모와 기간 등 실적이 부족해 정량지표에서 부족한 점수를 받아 탈락했다.

결국, 공항과 항만이 있는 지역적 특성상 지역 기능에 걸맞게 반드시 필요했던 감염병전문병원 유치가 물거품된 관계로 공항과 항만은 감염병 유통경로가 되던 말던 쓸모없는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또 영종은 공항 개항과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국제도시로 급성장하는 ‘미래의 인천’으로 불리우고 있다.

하지만, 공항 개항 및 경제자유구역 지정 20년이 지나도록 종합병원 하나 없다. 따라서 유사시 항공기 대형 사고에 따른 환자 수송이나 진료 체계는 현재의 여건상 어려운 실정이다.

여객터미널 내 응급센터와 24시 운영하는 응급시설을 갖춘 소규모 의료시설이 자리하고 있지만, 이 곳은 항공기 사고를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특히 영종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위중증 환자 등이 인하대병원이나 가천대길병원 등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거리상 목숨을 거는 사투를 벌어야 하는 초조하고 불안감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에서 뿌리 내린 일명 ‘토박이’ 종합병원인 가천대길병원과 인하대병원은 본원 인천을 탈피, 타 지역에서 한층 현대화 된 새로운 최첨단 의료시설 체계를 갖춘 종합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청립 61주년을 맞고 있는 가천대길병원은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위례 길병원’을 신설하는 위례신도시 의료복합용지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 SH공사의 민간사업자 공모를 시작으로 지난해 3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길병원은 오는 2024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 송파 거여동 272 일원 4만4004㎡ 규모에 추진중인 의료복합용지 개발사업은 최첨단 진료시스템을 갖춘 10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건립한다.

또 인하대와 인하대병원은 김포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과 관련, 풍무동 9만㎡(약 2만7273평) 부지를 무상으로 받아 김포메디컬캠퍼스를 건립할 예정이다.

올해 조성계획을 수립하고 2023년 관련 인허가 및 행정절차를 거쳐 2024년 인하대 개교 70주년에 맞춰 캠퍼스를 착공해 2027년 완공할 계획이다.

이들 ‘토박이’ 병원은 본원을 둔 인천을 벗어나 수천억원을 들여 본원과 시민을 위한 투자가 아닌 타 지역에서 업 그레이드 된 최첨단 의료시스템을 갖춘 대형병원을 신설하는 것이다.

이들 종합병원은 공항과 항만으로 유입 가능성이 높은 감염병 유통경로 차단을 위해 인천시가 감염병전문병원 인천 유치 공모에 동참할 것 요청했지만,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

인천의 한 의료 관계자는 “공항과 항만이 있는 지역적 특성을 갖추고 있는 인천이 이번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공모에서 반드시 유치됐어야 했는데 고배를 마셔 안타깝다”며 “게다가 인천에서 성장한 길병원과 인하대병원은 본원을 둔 지역을 위한 투자 보다 타 지역에 더 신경을 쓰는 모양새여서 인천은 대도시 기능에 걸맞지 못하는 의료 역할에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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