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본입찰이 남았다..쌍용차 인수 눈치싸움 ‘시작’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쌍용자동차(003620) 우선 인수권이 KG그룹 컨소시엄에 돌아간 가운데 본격적인 눈치싸움은 지금부터라는 평가가 나온다. 쌍용차 인수에 재차 도전할 수 있는 ‘본입찰’이라는 한 번의 기회가 남아 있어서다. 인수 의지가 여전한 진성 원매자 입장에서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본입찰 이후 KG그룹 컨소시엄에 최종 인수 결정권을 주는 상황과 구체적인 가격대가 드러나지 않은 점을 고려했을 때 가격 베팅을 둘러싼 치열한 눈치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격 경쟁력을 크게 웃돌아야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쌍용자동차 매각 우선 인수권이 KG그룹 컨소시엄에 돌가안 가운데 본격적인 눈치싸움은 지금부터라는 평가가 나온다.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사진=연합뉴스)

쌍용차 인수 우선권자에 KG 컨소시엄

서울회생법원은 13일 쌍용차 우선 인수 예정자로 KG그룹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사전 인수의향서 제출 단계에서는 KG그룹 컨소시엄과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 이엘비앤티의 4파전으로 진행됐다. 그러다 의향서 제출 막판 파빌리온PE가 KG그룹과 의기투합하기로 하면서 3파전으로 좁혀졌고 KG그룹 컨소시엄이 최종적으로 매각 인수 우선권을 따냈다.

쌍용차 인수전이 매각 우선 인수권자를 선정하며 큰 발을 뗐지만, 눈치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평가다. 우선 인수권자를 선정하는 단계를 거쳤을 뿐, 본입찰이라는 절차는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쌍용차 매각은 우선 인수권자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맺은 후 공개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한다. 매각 결렬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매각을 추진하기 위한 방식으로 꼽힌다. 지난해 항공업계를 달궜던 이스타항공 인수전도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쌍용차 우선 인수권자에 오르지 못한 원매자 입장에서는 본입찰에 또 나설 것인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적으로 어느 금액을 제시할지도 관건이다. 앞선 단계에서 제시한 매각 규모보다 확실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본입찰서 통 큰 베팅 나올지가 변수

KG그룹 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전에 써낸 가격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앞선 인수 과정에서 에디슨모터스가 써낸 3049억원 보다는 규모가 더 늘어났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최소 4000억~6000억원 안팎에 가격이 형성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본입찰 과정에서 통 큰 베팅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인수 우선권을 따내기 위해 원매자별로 인수가 작성에 신중을 기했을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본입찰에서 이를 웃도는 규모를 베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찍혀 있는 상황이다.

과거 스토킹호스 매각을 추진한 경험이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본입찰은 우선 인수권자의 유리함마저 상쇄할 경쟁력 있는 가격이 나오는 게 중요하다”며 “결국 자금력 동원이 중요한 데 인수 의지를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관철할 것인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본입찰 이후 우선 인수권자에 최종 인수 결정권이 주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본입찰에 나선 원매자가 금액을 더 써낸다 하더라도 인수 우선권자가 이를 수용하겠다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토킹호스 매각 방식에서 우선 인수권자 선정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서는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이 우선 인수권자에 오른 상황에서 쌍방울그룹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그러나 본입찰 이후 성정 측이 서울 회생법원에 쌍방울그룹 컨소시엄이 제시한 가격을 내겠다는 우선매수권 행사 공문을 제출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됐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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