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유퀴즈’가 진실은 밝히지 않고 남탓하고 나섰다. 스스로 꽃밭을 망쳐놓고선 비판하는 시청자들에게 화살을 돌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후폭풍은 지속될 전망이다.
‘유퀴즈’는 지난 27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 151회 후반부에 ‘폭풍 같았던 지난 몇 주를 보내고도 아무 일 아닌 듯, 아무렇지 않은 듯, 쳇바퀴에 그저 몸을 맡겨야만 하는 나의 제작일지’라며 제작진 입장을 담은 글을 자막으로 내보냈다.
제작진은 “2018년 어느 뜨거웠던 여름날에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길바닥의 보석 같은 인생을 찾아 다니며 한껏 자유롭게 방랑하던 프로였다. 저 멀리 높은 곳의 별을 좇는 일보다 길모퉁이에서 반짝이는 진주 같은 삶을 보는 일이 참으로 행복했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유퀴즈’는 우리네 삶 자체였고 그대들의 희로애락은 곧 우리들의 블루스였다”면서 “이 프로그램을 일궈 온 수많은 스태프, 작가, 피디들은 살면서 또 언제 이토록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이 써 내려가는 위대한 역사를 담을 수 있어서, 어느 소박한 집 마당에 가꿔놓은 작은 꽃밭과도 같은 프로그램이라서, 날씨가 짓궂더라도 계절이 바뀌더라도 영혼을 다해 꽃피워 왔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시련 앞에서는 의연하지만, 타인의 굴곡은 세심하게 연연하며 공감하고 헤아리는 사람. 매 순간 진심이었던 유재석과 유재석을 더욱 유재석답게 만들어준 조세호”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과 함께 한 사람 여행은 비록 시국의 풍파에 깎이기도 하면서 변화를 거듭해왔지만 사람을 대하는 우리들의 시선만큼은 목숨처럼 지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제작진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마주했을 땐 고뇌하고 성찰하고 아파했다. 다들 그러하겠지만 한 주 한 주 관성이 아닌 정성으로 일했다. 그렇기에 떳떳하게 외칠 수 있다.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아 달라고, 우리의 꽃밭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것이라고”라며 “시간 지나면 알게 되겠지. 훗날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제작진의 마음을 담아 쓴 일기장”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제작일지는 tvN의 모회사인 CJ ENM이 문재인 대통령, 이재명 전 경기지사 등의 출연은 유재석 핑계를 대고 거절해 놓고선, 윤석열 당선인을 출연시킨데 대한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은 채 유재석에 대한 악플이 끊이지 않자 이를 자제해달라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시청자는 뿔났다. 지난 며칠간 계속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다가 느닷없이 ‘꽃밭’ 운운한다는게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28일 오후 시청자 게시판은 들끓었다. “피해자 코스프레? 가해자는 누구? 애매모호하게 해명마시길” “어이없다 제작진아 유재석 방패막이로 쓰고 꽃밭타령이야?” “당신들 스스로 꽃밭을 짓밟은 겁니다” “ 꽃밭같은 소리하고 앉았네 쑥대밭이다 이것들아”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일부 시청자는 “힘내세요”, “유재석이 무슨 죄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27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제작진이 유재석씨가 정치인 출연을 극도로 꺼려하는 것 같다며 (문재인 대통령 출연을) 거절했다는데, 어떻게 보시냐”는 박지훈의 질문에 “그건 제작진과 진행자만이 알 일이다”라고 답했다.
박지훈이 “이후에 CJ 해명이나 답변을 받은 적이 있냐”고 묻자 탁현민은 “연락이 한 번 왔었다”라고 답했다. “왜 그런 이야기까지 다 했냐고 화 내던가?”라는 박지훈의 질문에 “저한테 화를 낼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뭐 얘기가 있었지만 저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 아마 그쪽에서 아무 얘기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제작진이 정확한 진실을 밝히고 있지 않은 가운데 ‘유퀴즈’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