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호영 부인, 포르쉐 바꾸고도 8개월새 예금 3.8억 증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정호영(62)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 재직 당시인 2020년 11월 부인 김모(62)씨의 예금 금액이 8개월새 3억8000만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인 김씨는 이 시기에 자신의 2006년식 포르쉐 카이엔을 처분하고 2019년식 포르쉐 카이엔을 새로 구입한 사실도 신고했다.

24일 중앙일보가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을 분석한 결과 김씨는 자신의 예금액을 2020년 11월 27일 8억4823만3000원으로 신고했다. 앞서 같은해 3월 26일 신고한 예금액(4억6903만1000원)보다 3억7920만원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공직자 재산신고에 따르면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김씨의 예금은 2017년 6억164만4000원, 2018년 5억9665만 원, 2019년 6억1341만3000원 수준으로 유지됐다. 그러다 2020년 3월 예금이 4억6000만 원대로 떨어졌다가 8개월 뒤 8억4000만 원대로 높아졌다.

김씨는 2017년부터 2010년식 벤츠 E300 차량 1대와 2006년식 포르쉐 카이엔 1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2020년 11월 27일 신고에서는 이 중 2006년식 포르쉐 카이엔을 처분하고 2019년식 포르쉐 카이엔을 7408만 원에 구입했다고 신고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등에서는 일정한 수입이 없던 김씨가 수입차를 구매하고도 예금액이 3억7900만원가량 늘어난 배경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 김모씨의 예금액 변동(붉은 원). 2020년 3월 26일 4억6903만1000원에서 같은 해 11월 27일 8억4823만원3000원으로 증가했다. 인사청문자료 캡쳐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후보자가 사실상 종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후보자의 배우자도 종손의 배우자로 집안과 문중의 대소사, 경조사 등을 챙기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하고자 배우자 명의의 예금액을 늘린 것일 뿐, 특별한 사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후보자 측은 어떤 방식과 경로로 예금액을 늘렸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만약 정 후보자의 예금을 부인 김씨의 예금으로 옮겼다고 해도 외제차 구입액 등을 감안하면 1억 원가량이 부족하다는 말도 나온다. 2020년 3월 26일 정 후보자의 예금은 12억9756만8000원에서 같은해 11월 27일 10억2181만 원으로 2억7500여만원 줄었다.

당시 정 후보자 측은 “2020년 11월 27일 예금액은 16억4081만 원으로 기재돼 있지만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금융계좌 중 해지된 2건(6억1900만 원)을 현존 계좌로 착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정 후보자가 ‘사실상 종손의 역할’을 해명의 근거로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정 후보자는 경북 구미시 농지를 1980년대 위장전입을 통해 구입했다는 지적에 대해 “당시 토지 소유자인 종손이 경제적 이유로 이민을 가면서 해당 토지를 긴급하게 매입해 줄 것을 부탁했다”며 “문중 내부 문제였지만 법률을 세밀히 살피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해명했었다.

김씨의 예금이 증가해 10억 원 가까운 재산을 소유하고도 여전히 건강보험료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는 것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김씨가 건보료 피부양자 기준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도 피부양자 혜택을 받는다는 사실은 국민적 정서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부양자 자격의 인정기준 중 소득 및 재산요건’에는 배우자의 재산이 5억4000만 원에서 9억 원 이하이면서 소득 1000만 원 이하이고 금융소득 3400만 원 이하일 때 피부양자로 등록될 수 있다. 김씨는 이 조건에 부합해 보험료 추가 부담 없이 의료보장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J-Hot]

이은해, 숨진 남편 앞 ‘친딸 입양’ 고백…”상속 가능”

“이은해, 숨진 남편 ‘호구’라더라…피부 스치면 경멸”

“개자식들…협상 없다” 젤렌스키, 이런 격분은 처음

진중권 “국힘 좋은일만…민주당 X신들 만족하니”

허리 아파 새벽잠 깬다?…젊은 허리 노리는 이 병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김정석 kim.jungseok@joongang.co.kr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