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여파 등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외국인이 국내 상장 주식을 2조5,8000억 원어치 팔았다. 올해 들어 2개월 연속 ‘셀 코리아’다. 반면 외국인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 상장 채권을 14개월 연속 사들였다.
금융감독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의 ‘지난달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을 발표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월에 이어 2개월째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각각 1조6,190억 원, 9,6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지난달 22일 전후로 국내 주식을 팔았다. 러시아를 향한 서방 국가 제재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다.
한국 증시를 떠나는 외국인이 늘면서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중 외국인 비중은 6년 만에 가장 낮은 31.86%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역별로는 유럽, 미주 지역 투자자가 각각 1조4,000억 원, 7,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주식과 달리 상장 채권에 지난달 3조9,500억 원어치 순투자했다. 6조4,270억 원을 순매수하고 2조4,770억 원을 만기 상환한 결과로 지난해 1월부터 순투자를 14개월 연속 이어가고 있다. 한국 채권은 국가 신용등급이 비슷한 다른 나라와 비교해 국채 금리가 높아 외국인이 많이 찾는다.
지난달 말 외국인 채권 보유액은 221조9,000억 원으로 월말 보유 잔액도 지난해 1월부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역별 보유 규모는 아시아 지역이 전체의 46.0%인 102조 원으로 가장 많았고 유럽(68조6,000억 원), 미주(20조5,000억 원) 지역이 뒤를 이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