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靑, 文부부 법흥사터 착석 논란에 사과..”사려 깊지 못했다”(종합)

기사내용 요약
불교계 비판 확산에 서둘러 진화…”文, 부처님 공경 한결”
文, 지시로 보물 승격된 석불 소개도…’진정성 확인 노력’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 서울 종로구 삼청안내소 출입구를 통과해 법흥사터에 도착, 김현모 문화재청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22.04.05.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규 안채원 기자 = 청와대가 7일 북악산 산행 도중 일어난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법흥사터 초석(礎石) 착석’ 논란 이틀만에 공식 사과의 뜻을 밝혔다. 불교계를 중심으로 불교문화 유산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사회자의 관련 질문에 “두 분 내외께서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 정중하게 예를 갖추는 모습도 있는데 대통령이 부처님을 대하는 그런 공경이나 불교를 대하는 존중의 마음은 전혀 그것(착석)과 관련이 없다”며 “불편하신 점이 있었다면 저희들이 그 문제는 사려깊지 못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언론과 불교계에서는 오래된 종교·역사적 문화적 의미가 있는 초석에 앉으신 것으로 잘못 오해하실 수가 있다”면서 “설사 최근의 어떤 복원을 위한 버려진 돌이라 하더라도 연화문(蓮花紋·연꽃 무늬) 등이 새겨져 있으니 어떨지는 모르겠다”고 부적절한 모습이었다는 점을 시인했다.

박 수석은 “대통령께서는 저도 옆에 있었지만, 그런 (종교적) 감수성을 다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여기 혹시 앉아도 되느냐’라고 확인을 하셨다”며 “문화재청장도 최근에 깎아놓은 것이기 때문에 오래된 유적으로 생각을 안 하신 것(같다). 본인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말씀하셨으니 이 정도로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문화재청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법흥사터 초석은 지정 또는 등록 문화재가 아니다”라면서도 “사전에 보다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앞으로는 더욱 유의하겠다”고 사실상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청와대는 경내 대통령 관저 뒤편에 위치한 ‘석불좌상’이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제1977호)로 지정됐다고 12일 밝혔다.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문화재위원들의 청와대 내 ‘석불좌상’정밀측정·분석관련 설명을 듣는 모습. 2018.04.12.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박 수석은 방송 출연 전 자신의 페이스북 연재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45번째 시리즈에서 법흥사터 초석 착석 논란을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의 부처님에 대한 공경과 불교에 대한 존중은 한결 같다”고 밝혔었다.

박 수석은 이날 참모 회의에서 법흥사 절터의 초석에 앉은 게 부적절했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받은 뒤 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개인적 인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은 참 난감하신 것 같았다”고 전했다.

‘난감한 것 같았다’는 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본인의 주관적 느낌을 전하는 형식으로 자신을 비롯한 참모진들의 감정을 대신한 것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무런 문제 인식을 느끼지 못했다가 종교 감수성 부족 비판이 쏟아지자 참모진으로서도 당혹스러웠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수석은 2017년 참모회의 도중 문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소개하는 것으로 불교계를 향한 진정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청와대는 경내 대통령 관저 뒤편에 위치한 ‘석불좌상’이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제1977호)로 지정됐다고 12일 밝혔다.사진은 청와대 내 ‘석불좌상’의 모습. 2018.04.12.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문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뒤인 2017년 6월 대통령 관저 뒤 청와대 경내 산책 도중 석불좌상을 보고 일제강점기 경주 남산에서 옮겨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실 관계를 확인할 것을 지시했다.

문화재청은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고, 해당 석불좌상이 9세기경 통일신라시대 때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慶州 方形臺座 石造如來坐像)’으로 확인했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24호였던 해당 청와대 석불좌상은 2018년 4월12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2차 심의에서 ‘국가지정문화재(보물) 1977호’로 승격됐다.

해당 석불은 당초 경주에 있었다가 1939년 무렵 조선총독부에 의해 지금의 자리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 총독이 경주의 금융조합 이사였던 고다이라 료조(小平亮三)로부터 해당 석불을 처음 본 뒤 선물 받았고, 청와대 자리에 새 총독부를 지으면서 지금의 위치에 놓이게 된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참모회의에서 “저는 천주교인이지만, 천주교의 교리와 불교의 진리는 결국 하나로 만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며 “대통령이 되고 나서 부처님을 제대로 모실 수 있게 된 것도 부처님의 가피(加被)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박 수석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newk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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