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광고 거절’ 김신영, ‘가난 팔이’→’외모비하 개그’ 경종 울렸다

[텐아시아=서예진 기자]

김신영./사진=텐아시아DB

김신영의 다이어트가 ‘가난 팔이’와 ‘외모 비하 개그’에 경종을 울렸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이어트 열풍이 부는 가운데, 그의 체중 감량 이유에 담긴 메시지가 대중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김신영은 과거 38kg을 감량, 10년간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다이어트 이유에 대해 어린 시절 겪었던 가난 때문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유명 다이어트 업체에서 광고 출연료로 10억 원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도 고백했다.

30일 방송된 KBS2 ‘빼고파’에 출연한 김신영은 다이어트가 절실한 이들과 만났다. 하재숙, 배윤정, 고은아, 브레이브걸스 유정, 김주연(일주어터), 박문치 등 각자의 사정으로 체중 감량을 원하는 이들에게 김신영이 멘토로 나선 것.

사진=KBS2 ‘빼고파’ 방송 화면 캡처

이날 김신영은 “솔직하게 얘기하면 유명한 다이어트 업체에서 광고를 찍자며 저한테 10억을 제시했다”며 “그 수많은 제의가 들어와도 저는 제가 스스로 빼고 싶었다. 내 몸을 사랑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김신영은 과거 통통한 몸과 귀여운 매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의 통통한 몸매는 개그의 소재이자 수단이었다. 인기 절정의 시기, 그는 돌연 다이어트를 선언했다. 주변에선 그가 캐릭터를 잃는다는 이유로 반대하기도 했다고.

“한창 잘 나갈 때였다. 사실은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너 재미없어져 네 캐릭터 어쩌려고’. 심지어 회사도 다이어트를 반대했다. 살 뺄 때 너무 외로웠다. 사람들이 다 못 뺀다고 하나같이 믿어주지 않았다. 그런데 난 뺐다.”

다이어트 성공 후 김신영을 향한 악플이 쏟아졌다. 코미디언에게 생명줄과도 같은 캐릭터를 잃은 것이 그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한 것. ‘잘 되다가 살 빼니까 망했다’ 그가 10년간 받아왔을 악플이다.

김신영이 악플에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그가 망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을 감싸고 있던 상처와 트라우마를 스스로 벗어던지며 진정한 ‘성공’을 이뤘다. 김신영이 다이어트를 한 이유는 ‘가난’. 그가 떨쳐낸 ‘살’은 그가 평생을 짊어온 한(恨)이었다.

“집이 다 망해서 판잣집에서 살았다. 가족 모두가 뿔뿔이 흩어져 지내던 시절, 나 혼자 6학년부터 중2 때까지 혼자 살았다. 오늘 먹지 않으면 내일 죽을 것 같은 거다. 하루는 오빠가 햄버거를 하나 얻어왔는데, 반 개로 이틀을 버텼다. 너무 서러운 기억이다. 그러다 보니 폭식하는 습관이 생겼다. 지금 아니면 못 먹는다는 생각에 한 번에 저장하는 식으로 먹었다. 그래서 살쪘다. 모든 살은 나의 통한이었다.”

김신영./사진제공=KBS2 ‘빼고파’

김신영의 다이어트는 자기만족에 그치지 않는다. 10년 전 성행하던 ‘외모 비하 개그’는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방송가에서 퇴출당하고 있다. 의도는 다이어트에 있었지만, 김신영은 변화를 거치는 대중의 문제의식을 한발 앞서 파악하게 된 것.

더불어 겉모습은 변했지만, 그가 가진 재능과 끼는 변하지 않았다. 그가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 건 그의 통통한 외모 때문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잘나가던’ 캐릭터를 버린 김신영은 ’가난’을 파는 일부 예능 프로그램에도 경종을 울렸다. 최근 ‘빚쟁이 콘셉트’ 등 ‘가난’을 소재로 캐릭터 삼는 예능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신영의 고백이 뼈를 때렸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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