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짜리 흉상의 놀라운 정체… 2000년 전 로마 유물이었다


로라 영과 그가 구매한 2000년 전 로마 흉상. /로라 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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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단돈 35달러(약 4만5000원)에 팔린 골동품의 엄청난 가치가 뒤늦게 드러나 눈길을 끌고 있다. 무려 2000년 전 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진품 유물임이 최근 확인됐기 때문이다.

6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골동품을 손에 넣어 역사를 밝혀낸 인물은 로라 영이라는 이름의 미술품 수집가다. 그는 2018년 기부 물품을 판매하는 한 매장에 들렀다가 테이블 아래 바닥에 놓인 하얀색 조각품을 발견했다. 매우 낡은 흉상이었지만 뭔지 모를 특별함을 느꼈던 영은 이를 35달러에 구매했다.

그는 지역지와의 인터뷰에서 “굉장히 오래돼 보였고 로마 시대 것처럼 보였다. 아주 특별하고 귀한 조각상일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불과 일주일 전에 조각한 것이라 할지라도 35달러보다는 더 가치 있어 보였다. 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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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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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 약 23.5㎏ 무게의 조각상을 차에 실어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인터넷에 ‘로마 흉상’을 검색해 닮은 점을 비교했다고 한다. 조각상이 언제, 어디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밝혀내고 싶었던 그는 텍사스 대학 미술 전문가와 미 전역 골동품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영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이 증명됐다. 로마시대 내전 당시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패한 폼페이우스 대왕의 아들 섹스투스 폼페이우스를 주인공으로 한 흉상이며, 기원전 1세기 후반에서 서기 1세기 초반 만들어졌음이 확인된 것이다. 샌안토니오 미술관 측은 이 작품에 대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위해 평생을 바친 폼페이우스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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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상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독일 저택 폼페이아눔. 파괴 이후 모습이다. /로라 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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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흉상은 수십 년 전 ‘폼페이아눔’이라는 독일 저택에 보관돼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폭격에 저택이 파괴됐고 한 미군에 의해 텍사스까지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흉상에는 ‘인간의 초상’(Portrait of a Man)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지난 4일부터 샌안토니오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영은 최근 독일 정부에 흉상 발견 소식을 전했고 바이에른 국영 궁전관리국이 반환 준비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흉상은 내년 5월 미국에서의 전시가 끝나면 원래 있던 독일로 돌아간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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