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쪽방촌에 주민 재정착 도입..22층 업무시설 들어선다

재개발 진행 중인 양동11·12지구 내 쪽방촌 위치도. (제공=서울시)
재개발 진행 중인 양동11·12지구 내 쪽방촌 위치도. (제공=서울시)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서울역 인근 남대문 쪽방촌이 철거되고 22층짜리 업무시설이 들어선다. 쪽방 거주민들이 살 곳을 잃지 않도록 우선 이주시킨 후 철거와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민간 재개발에서 거주민 재정착 방안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21일 제13차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소위원회를 열고 중구 남대문로5가 580번지 일대 양동구역 제11·12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안을 수정가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한국전쟁을 겪으며 판자촌이 형성된 이 지역은 1960년대 이후 집장촌과 여관, 여인숙 등이 자리 잡았고, 현재는 평균 56년 이상 된 낡은 건물이 밀집돼 있다. 약 3.3㎡의 단칸방, 이른바 쪽방 건물 19개동에 약 230여명이 살고 있는데 취약한 위생 상태와 건물 붕괴 등의 위험에 노출돼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해당 구역 재개발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중구청, 사업제안자와 함께 여러차례 실무적인 논의를 거쳤고 쪽방 주민들이 재개발로 인해 길거리로 쫓겨나지 않고 다시 정착해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새로운 주거공간을 마련해 이주시키고 이후 철거와 공사를 시행하는 ‘선(先)이주, 선(善)순환’ 방식의 이주대책을 도입한다. 아울러 쪽방 거주민들이 해당 지역에 재정착할 수 있도록 공공임대주택 182가구와 자활과 의료, 취업,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사회복지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공공임대주택은 사업 대상지 쪽방 주민들을 중심으로 공급된다. 독립생활이 어렵거나 입주자격이 없는 경우에는 사회복지시설 내 일시보호시설에 임시 거주하며 추후 다른 거주공간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쪽방 건물은 안전성 등을 고려해 전면 철거하고, 지상 22층 규모의 업무시설을 신축하기로 했다. 건폐율 60% 이하, 용적률 1126% 이하, 높이 90m 이하로 결정됐다. 쪽방 주민 이주와 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한 건축물을 건립하는 것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 완화가 적용됐다.

서성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이번 정비계획은 민간사업을 통해 낙후되고 소외된 쪽방 주민의 이주대책을 마련한 첫 사례”라며 “향후 이곳과 유사한 지역의 개발사업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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