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에스더, 다이아수저→천억 사업가지만 우울증 “남편과 별거 이유도..”(신과 한판)

[뉴스엔 서유나 기자]

다이아수저로 태어나 현재는 1,000억대 수익을 내는 사업가인 여에스더지만 기질과 환경에서 오는 우울증은 어쩔 수 없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여에스더가 우울증을 고백하며 이 탓에 남편 홍혜걸과 ‘우호적 무관심’이라는 명분으로 별거 중인 사실을 밝혔다.

3월 25일 방송된 MBN 예능 ‘신과 한판’ 9회에서는 홍혜걸, 여에스더 부부가 게스트로 출연해 자신들을 표현하는 다양한 키워드를 토대로 화끈한 토크 한판을 벌였다.

이날 여에스더는 은수저, 금수저도 아닌 다이아몬드수저를 타고난 사실을 솔직하게 공개했다. 여에스더는 “저희 할아버님이 대구에서 대구일보 언론사 사주를 하셨고, (삼성 창업주) 고(故) 이병철 씨와 제일모직을 같이 시작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어린시절의 여에스더는 건평 200평에 800평 마당, 연못이 있는 대저택에서 침모, 집사, 기사, 보모를 두고 귀하게 자랐다.

하지만 집안에 위기도 있었다. 이유는 정치 보복. 과거 할아버지는 고 박정희 대통령, 육영수 여사와 가까운 사이였으나 아버지는 반골 기질이 강했다. 1971년 대통령 7대 선거 당시 대구일보의 기획실장이던 아버지는 대구 어떤 신문사도 실어주지 않던 고 김대중 대통령의 선전물을 밤새 할아버지 몰래 찍어 대구일보에 실었다.

이 일로 아버지는 안기부의 전신 중앙정보부에 잡혀가고, 할아버지는 고 박정희 대통령을 찾아갔으나 문전박대 당했을 뿐더러 국외 추방 명령을 당했다. 여에스더 집안이 가진 사업체 중 단 1개를 빼고 모든 것이 자산관리공사에 넘어가기도 했다. 여에스더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한국에) 발을 못 붙인다고 해서 할아버지가 위암으로 돌아가실 때 그때 (일본에서) 국내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래도 어머니의 선견지명으로 의사라는 길을 잘 택한 여에스더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들어가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됐다. 30살 나이에는 홍혜걸과 결혼하고 아들 2명을 뒀다. 현재는 사업가로도 변신해 지난해 연매출 1,000억 원을 달성했다. 재작년 500억에서 눈부신 성장을 거둔 여에스더는 올해는 2,000억을 목표로 삼고 일에 매진 중이었다.

이처럼 잘나가는 의사 겸 사업가 여에스더의 우울증 고백은 MC들에게 다소 충격적이었다. 여에스더는 도경완이 “다이아몬드수저 의사가?”라며 놀라자 “우울증은 타고나는 기질이 있는데 그걸 발병시키는 성냥불을 긋는 사건들이 있어야 한다. 저는 집안이 굉장히 굴곡이 많았고, 유교식 교육 때문에 다른 집은 주말에 TV 예능을 볼 때 저는 서예를 썼다. 규율이 많아 방석은 한가운데 앉아야 한다, 여자는 문지방을 밟아선 안 된다, 학교에 다녀오면 절대로 나가지 못한다, 절대 남 욕을 해선 안 된다 이런 것들. 그 화가 안으로 들어오며 저는 많이 우울했다”고 토로했다.

여에스더의 우울증이 발현한 시기는 전문의를 따자마자였다. 여에스더는 “전문의를 따기 전엔 ‘전문의가 되면 무지개 언덕 너머 뭔가 있나보다’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했는데, 딱 전문의를 따고 보니 노처녀, 결혼할 사람도 없고. 그때 엄청난 우울증이 왔고 그때 남편을 만나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고 결혼했다”고 밝혔다. 실제 여에스더는 노처녀라는 이유로 만난 지 얼마 안 된 홍혜걸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여 94일 만에 속전속결 결혼식을 올렸다.

여에스더의 우울증을 옆에서 지켜봐 온 홍혜걸은 “집사람이 예능 프로에 나가면 발랄하게 까불고 이러잖나. 집에만 오면 처진다. 방문 걸어잠그고 가만히 꼼짝도 안한다. 말도 안 한다. 저녁 때가 되면 온 사방을 까만 커튼으로 둘러싼 답답한 느낌이 든다더라”고 대신 전했다.

여에스더는 “저는 의사로서 열심히 일하고,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정신없이 살았다. 그러다 이젠 아이들이 군에도 다녀오고 대학도 졸업하고, 또 2년 전 제가 제일 아낀 여동생도 죽고. 그러면서 엄청난 우울증이 몰려왔다. 저를 지탱하는 힘은 누군가를 돌보고 키우고 보호하는 것이었는데, (이것들이 제가) 살아갈 동기를 유발하는 요인이었는데 그게 없어진 거다. 그래서 사실 남편에게 너무 미안한게 나쁜 생각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여에스더는 극단적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 이는 자신을 잃을 경우 주변 사람들이 겪게 될 상실감과 슬픔을 너무나 잘 알아서였다.

홍혜걸은 “호르몬이 유전적으로든 환경적이든 떨어져 있는 거다. 다 갖고 있어도 부러울 것 없는 사람도 갑자기 허무하게 생각해 엉뚱한 행동을 한다”며 여에스더를 이해했다. 여에스더는 이런 홍혜걸에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여에스더는 우울증의 극복 방법으로 의학적 치료와 운동을 언급했다. 지속적으로 병원에 들러 치료를 받고 있다는 여에스더는 “코에 뿌리는 약이 원래는 마취제인데 치료를 받으러 가면 두 시간 동안 해리가 된다. 정신이 분리가 된다. 그런 치료를 받으러 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내 가족에게 주는 고통을 생각하면. 그 치료도 적극적으로 받고 열심히 운동하고 햇빛을 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그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으며 제 인생 처음으로 잔잔한 행복을 느끼게 됐다. 이게 정상이구나, 내 평생은 늘 우울했구나. 지금도 물론 우울한 날이 있다. 너무 우울할 땐 가끔 (제주도에 있는) 남편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러면 남편은 ‘내가 당장 올라갈까?’라고 해준다. 그 한마디로 저는 많이 도움이 된다. 내가 힘들 때 당장 서울로 쫓아오겠다는 남편이 있으니까. 그럼 내가 ‘운동을 더 해볼게요, 약을 더 높여볼게요’ 답한다”고 말했다.

여에스더는 “그래서 사실 ‘우호적 무관심’을 시작한 이유도 남편도 폐에 혹이 있고, 남편이 더 이상 저로 인해 불행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남편의 거친 눈빛은 결국 우울한 제 모습을 보고 고통스러워 하는 눈빛이니까. 그 눈빛을 보며 저도 힘들고. 따로 떨어져 전화를 걸면 목소리는 서로 밝게 낼수 있잖나”라고 털어놨다.

한편 여에스더와 홍혜걸 부부는 ‘우호적 무관심’이라는 정의와 함께 여에스더는 서울에, 홍혜걸은 제주도에 따로 살고 있다. (사진=MBN ‘신과 한판’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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