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청자도 뜨끔, 노골적 현실 꼬집기

[뉴스엔 송오정 기자]

왕관의 무게도 아닌, 장애를 가졌기에 감당해야 할 시선이 너무나 가혹하다.

7월 6일 방송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3회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바라보는 현실 사회가 노골적으로 담겼다.

이날 우영우(박은빈 분)가 일하는 로펌으로 형을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남동생이, 정확히는 이들의 부모가 사건을 의뢰했다. 우영우는 같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이 사건에 배당됐다.

그러나 우영우가 말한 것처럼 ‘스펙트럼’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같은 자폐인이라도 천차만별이다. 변호사와 상담하기 위해 찾아온 엄마 전경희(윤유선 분)도 발달수준이 6~10세 정도의 중증도 자폐인인 아들과 다른 우영우를 지그시 쳐다보며 꽤나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사실 ‘우영우’ 첫 인상은 판타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동화 같은 이야기였다. 출중한 능력을 가진 이상한 변호사, 자폐인와 일하면서도 편견없이 그리고 차별없이 대우하는 많은 회사 동료들. 우리가 알고 있는 자폐인 이야기와는 너무 달라도 다르다. 우영우는 뉴스나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공격적인 모습도 없고 오히려 비범하기까지 하다.

우영우 이야기가 마냥 동화같은 이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김정훈(문상훈 분)이 나타났다. 우영우와 김정우. 이번 화에서는 두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현실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우영우는 “그게 우리가 짊어진 이 장애의 무게입니다”고 말했다.

우영우와 이준호(강태오 분)가 함께 다니면 ‘봉사활동’으로 치부되고, 우영우가 자폐인이라는 이유로 의뢰인에게 신뢰를 주지도 못하고, 법정에서는 주장에 대한 설득력을 잃는다. 또한 이들 형제 사건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동생이 형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단순 표면적인 부분만 다뤄지며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고, 사람들은 “의대생이 죽고 자폐아가 살다니 국가적 손실 아님?”, “한국에선 자폐증=살인 면허”라는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엄청난 공감을 하고 있었다.

이번 회차에서 보이는 검사, 판사, 회장 등 이들의 태도는 현실 속 여느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우영우를 주눅 들게 만든 댓글들도 실제로도 자폐인 관련 보도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반응이다. 장애를 가져본 적 없는, 장애 가족이 없는 비장애인이라면 한 번쯤 분노하거나, 응원이나 위로랍시고 생각 없이 내뱉어봤을 말들을 보며 뜨끔하는 시청자가 한 둘이 아니지 않았을까.

가혹한 사회적 인식에 부딪힌 우영우는 변호인으로서 자질까지 의심받고 결국 사표까지 내게 됐다. 그저 드라마 속 우영우가 부딪힌 난관 중 하나로 치부하기엔 ‘무게가 무겁다’. 화면 넘어 시청자까지 뜨끔하게 만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사회에 묵직한 한방을 날렸다.

(사진=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캡처)

뉴스엔 송오정 songo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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