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혼’ 나한일, 잠든 유혜영 보며 만감교차 ‘찰칵’ 패널들 눈물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두 번의 결혼, 두 번의 이혼으로 부부의 연을 끝낸 배우 나한일(67) 유혜영(66)이 이혼 7년만에 재회한 모습이 그려졌다.

서로를 너무도 잘 아는 두 사람은 고통스럽던 지난 시간을 뒤로 한 채 이제는 상대를 벼르던 날을 접고, 그저 가엾고 애틋하게 여기는 마음을 쓸쓸히 드러내 패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8일 방송된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 첫 방송에서 나한일과 유혜영은 경남 통영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욕지도에서 다시 만났다. 비행기, 버스, 배를 타고 먼 길을 달려온 나한일은 전처를 만날 생각에 무척 긴장한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1990년 인기리에 방송된 KBS1’무풍지대’에 출연하며 사랑에 빠져 6개월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한국해동검도 총재였던 당대 최고스타 나한일의 결혼식은 수많은 검도인들이 칼로 버진 로드를 만들어줬고, 2000명이 넘는 하객이 몰릴 정도로 화제였다.

한국 1세대 모델이었던 유혜영은 큰 키에 우아함 넘치는 카리스마로 최고의 인기를 끌었고, 그에게 첫눈에 반한 나한일의 구애로 결혼에 이르렀지만, 7년만인 1998년 이혼했다.

두 사람은 그후 2년만인 2000년 다시 재결합하며 노력했지만 나한일이 사기 등 혐의로 구속수감 되는 등 거듭된 위기 속에 2015년 두번째 이혼했다.

나한일은 “감옥으로 이혼장이 날아왔다. 한편으로는 내가 이혼 당해도 싸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후로 7년만에 두 사람은 머리가 하애진 60대 중반의 모습으로 재회했다.

이날 방송에서 나한일은 선착장에서 10분 거리인 숙소를 찾는데 1시간이 걸리는 길치 면모를 보이는가 하면 급한 성격에 비해 일에 두서가 없어 시종 허둥대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추운 날씨에 선착장에서 기다리는 유혜영은 아랑곳 없이 슈퍼에서 장을 보고, 가는 길에 갑자기 멍게를 사는 등 불안을 증폭시켰다.

결국 헤매고 헤매다 선착장에서 1시간 넘게 기다린 아내를 발견한 나한일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유혜영이 침착한 목소리로 “어떻게 된 거냐”고 묻자 답을 못하던 나한일은 한참이 지나서야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둘이 살면서는 여행이라고는 다녀보지 못했다는 나한일은 미안한 마음에 차를 몰며 아내에게 바다 구경을 시켜줬다. 나한일은 뜻밖의 허당면모를 이어갔는데 길눈이 어두워 헤매고 다니는 건 물론 차문을 잘 못 여는가 하면 말귀를 못 알아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숙소에 도착하자 마자 초장을 엎는 사고를 친 나한일은 이후 요리에도 나섰는데, 마치 검도를 하듯 각종 재료의 목을 쳐 폭소를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모든 식재료의 비닐과 뚜껑을 제거하는데 이빨을 이용하는 ‘귀여운 상남자’의 모습도 보였다.

나한일의 투박한 솜씨로 차려낸 밥상을 마주한 유혜영은 특유의 우아함을 잃지 않으며 식사했고, 나한일은 배고프다던 아내가 걱정돼 밥을 계속 돌렸다. 아내가 좋아했던 생각이 나 급한 중에도 멍게를 샀던 나한일은 유혜영이 “나이 들어 입맛이 바뀌어서 요즘은 별로 안 먹어”라고 하자 눈이 동그래졌다.

유혜영은 “요즘은 그렇게 안 바쁘지? 옛날엔 발을 땅에 안 붙이고 다니더라”라고 뼈있는 말을 했다. 한국해동검도 총재로 67년 인생을 다 바친 나한일은 요즘에도 해동검도를 알리는 일에는 어디든 달려간다고.

유혜영은 “결혼 초에 내가 당신한테 해동검도 택할래 날 택할래 했더니 해동검도 택하더라”고 말해 할 말을 없게 했다. 이어 “당신이 자거나 TV보는 거 밖에 못 봤어. 그러면 집에 있는 사람은 뭐가 돼?”라고 했고, 할말이 없는 나한일은 눈만 굴렸다.

커피를 마시러 나온 나한일은 “사실 물어보고 싶은게 많았다”고 하더니 한참을 망설이다 “특별하게 싫은 건 없었잖아?”라고 돌연 두번째 이혼의 이유를 물었다.

이에 유혜영은 단호하게 “싫었는데”라더니 “당신이 날 잘 모른다. 26년을 당신은 밖에서 살았어. 예전에는 얘기를 하려고 해도 이렇게 마주 앉을 시간도 없었어. 함께가 아니라 그냥 각자 생활만 한거야. 그래서 각자가 된거야”라고 말했다.

유혜영의 말에 착잡한 표정을 짓던 나한일은 “진작에 이런 데도 다니고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지금도 그렇게 미워?”라고 물었다. 유혜영은 “세월이 지났으니까 밉다 곱다 보다는 남편이었다 하는 거지. 그냥 아기자기하게 못 살았던게 아쉽지”라고 말했다.

이어 “둘다 책임이 있지. 똑같애. 우리가 극복 못했을 뿐이지. 난 와이프로, 엄마로 못한 게 많아서 두 사람에게 미안한 게 많았어. 후회가 있어”라며 고개 숙인 나한일을 위로했다.

나한일은 “출연 결정을 하면서 정말 걱정을 많이 했어. 난 당신이 날 적대시할 줄 알았어.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나. 머리가 하애질 것 같았어”라고 말했고, 유혜영은 “나도 미안한게 많아. 그러니까 만날 수 있었다고 했잖아”라고 말했다.

멀리 촬영을 오느라 고단했던 유혜영은 이날 밤 거실 소파에 기대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거실로 나왔다가 잠든 유혜영을 발견한 나한일은 그런 그녀를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앉아있어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했다.

만감이 교차한 표정을 짓던 나한일은 슬며시 잠든 유혜영의 사진을 찍으며 미소지었다. 7년만에 만난 아내의 모습을 보고 또 보는 나한일의 모습에 패널들은 눈물을 훔쳤다.

gag11@sportsseoul.com

사진출처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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