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은 왜 ‘태양절’에 집중하나?

◀ 김필국 앵커 ▶

통일전망대 시청자분들이라면 북한에서 김일성의 생일을 이른바 태양절이라 부르면서 중요하게 기념한다는 말 들어보셨을 텐데요. 사망한 지 30년이 다 돼 가는데 여전히 성대하게 기념하고 있죠.

◀ 차미연 앵커 ▶

그렇죠. 북한은 이날을 전후해서 무력시위를 하기도 했었는데요. 올해도 북한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알아보겠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김수경/조충희 ▶

안녕하세요.

◀ 차미연 앵커 ▶

북한이 말하는 이른바 태양절이 4월 15일이죠.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는데 북한 주민들은 이때 꽤 바쁘죠?

◀ 조충희 ▶

뭐 1년 치고 바쁘지 않은 날이 없지만 4월 15일은 제일 큰 명절로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큰 명절인데

◀ 차미연 앵커 ▶

설 추석보다 커요?

◀ 조충희 ▶

그렇죠. 설 추석보다 더 크게 쇠고 명절 때마다 기관에서 명절 공급이라는 거 하거든요. 수도 주고 고기도 주고 하는데 술 한 병에 뭐 고기 1키로는 이제 꼭 줘야돼요. 그 고기 이제 그 줄 거 돼지 잡으러 다니느라고 정신없을 때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이 이날을 태양절이라면서 기념하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가요?

◀ 김수경 ▶

원래는 김일성 생일을 4.15 명절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김일성이 사망하고 3년이 지났을 때 이른바 3년 상을 탈상하면서 김일성에 대한 대대적인 추모 작업을 하기 시작하거든요. 김정일은 당시에 수령님은 하나의 태양이다. 이런 식으로 명명을 하면서 김일성의 생일은 곧 태양절 이렇게 이름을 바꾸게 된 것이죠.

“민족 최대의 명절인 4월 15일을 태양절로 제정한다.”

◀ 차미연 앵커 ▶

당시 북한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중대 방송으로 소개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이날 북한은 김일성을 주체의 태양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의 공식 연도 표기 방식인 주체 연호도 제정했는데요. 그런데 김일성은 북한에서 사망 전부터 사실 태양이라 불리긴 했었잖아요.

◀ 김수경 ▶

그렇죠. 북한에서는 김일성의 또 다른 이름을 20세기 민족의 태양이라고 했고요. 그 뒤에 김정일은 21세기의 태양이라고 했고 최근에는 김정은도 태양이라는 어떤 명칭을 자주 사용하면서 굉장히 우상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서 태양을 아주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러게요. 그래서 북한 주민들이 태양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한다는 우스갯소리 혹시 들어보셨어요?

◀ 김필국 앵커 ▶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고.

◀ 조충희 ▶

예. 그런 말들이 있습니다. 그 가뭄이 자꾸 두는 게 지구 온난화도 있지만 태양이 너무 많은 것도 이제 원인이 있지 않냐 그러니까 진짜 태양하고 이게 만들어진 태양까지 하면 태양이 너무 4개 되니까요.

◀ 김필국 앵커 ▶

북한 사람들이 꼭 기억해야 한다는 생일이 또 있는데요. 바로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 광명성절입니다. 김정일 생일이 있는 2월과 김일성 생일이 있는 4월 북한은 한 달 내내 경축 행사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저 경애하는 원수님만 있으면은 무서울 것이 없고”

◀ 조충희 ▶

4월 15일은 충성심이 최고로 또 많이 발현될 때입니다. 한 사람이 참가하는 행사가 여러 개에 참가해야 하거든요. 그 다음에 이제 4월 15일이 연중 북한이 제일 깨끗한 날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청소하고 뭐, 김일성 화 꽃 화분에서 이제 피워가지고 그때는 좀 추우니까 밖에서는 꽃 못 피우니까 집이나 따뜻한 데서 이제 화분에다가 꽃 피워 가지고 먼저 이제 가서 찍혀야 충성심이 높아지니까 빠른 사람들은 밤 12시에 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김수경 ▶

강제된 충성이잖아요. 그러니까 북한 주민의 어떤 노동이나 헌신을 강제하는 부분이 있다 보니까 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충성심이 사라지는 그런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생일이라면서 축하를 한다지만 그래도 김일성 생일은 약간 정치적인 의미가 강하잖아요. 북한 내부적으로 결속을 다지는 행사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 조충희 ▶

북한은 기본적으로 4월 15일을 계기로 어떤 성과를 많이 만들어냅니다.

◀ 김수경 ▶

어쨌든 4.15를 준비하는 주민들의 어려움도 있지만 그만큼 또 당이 이렇게 주민들을 챙기고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사들도 다 기획되어 있는 셈이죠.

◀ 차미연 앵커 ▶

이 북한에서는 4.15를 인류 공동의 경사 이렇게 인류의 문제로 하면서 외국인도 굉장히 많이 초대를 했었잖아요. 코로나 이전에는.

◀ 조충희 ▶

4.15 때는 평양시에 일반인들은 못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이제 외국인들 너무 많이 오고 이렇게 되니까 특별 경비주간 만들어 놓고 이제 교예도 하고 공연도 하고 그래서 4월 15일에는 정말 세계적인 경사다 그러니까 뭐 우리의 태양만이 아니고 세계의 지도자라는 이런 이미지를 구축을 하려니까 그런 것들을 많이 하는 거죠.

◀ 김수경 ▶

2012년 같은 경우에는 김일성 주석의 탄생 100주년이었기 때문에 가장 크게 행사가 어떻게 보면 벌어졌다고 할 수 있고요. 그때 한 20여 개국의 나라에서 90개 정도의 예술단 초청이 됐는데 이걸 다 북한이 경비를 대서 초청을 해 오는 거죠. 일부 보도에서는 북한의 예산의 30%가 들어간다. 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북한 주민들의 삶이 너무나 팍팍하고 힘든데 이렇게 행사에 이렇게 많은 돈을 들이는 게 과연 괜찮은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 김필국 앵커 ▶

흔히 이른바 태양절 그러면 무력시위 미사일 발사 이런 이미지 떠올리게 되는데요.

◀ 조충희 ▶

4.15때마다 열병식 이야기 이거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기본적으로 4.15는 군중시위가 대부분이었다고 생각이 되고요.

◀ 김수경 ▶

태양절은 주로 축하하는 분위기 경축 분위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무력시위를 그렇게 대대적으로 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2012년과 2017년에 크게 무력시위와 열병식이 있었는데 그때가 김일성 탄생 100주년 105주년 이른바 꺾어지는 해였기 때문에 좀 행사가 큰 점도 있었고요. 또 남북관계가 그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도 아마 그런 좀 특수한 경우에 이렇게 열병식을 했던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말씀하신 꺾어지는 해 그게 많은 사람들이 올해의 이 행사를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잖아요.

◀ 김필국 앵커 ▶

맞습니다. 북한은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파기한 만큼 올해 도발 강도를 높일 거다 이런 우려도 있습니다. 2012년 2017년 상황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 김수경 ▶

2012년 같은 경우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급인 광명성 3호를 발사를 했고 그때 처음으로 김정은이 공개 연설을 나서기도 했습니다.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에 있어서 평화는 더없이 귀중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민족의 존엄과 나라의 자주권이 더 귀중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김일성 생일 105주년이었던 2017년 열병식 그리고 군중 시위 모습입니다. 대규모 열병식에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실은 트럭이 등장했습니다.

◀ 김수경 ▶

당시 2017년 초반에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들어서면서 당초 북한에 대해서 최대 압박 어떤 전략을 폈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북한의 입장에서도 강대강으로 여기에 절대 뒤지지 않겠다. 라는 어떤 그런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결기를 보여주기 위해서 대대적인 ICBM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대대적으로 보여주는 열병식을 진행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래서 올해 4.15는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 김수경 ▶

특히나 정권 교체기에는 북한이 항상 도발을 아주 강하게 하는 편이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풍계리의 갱도를 복구하는 등 핵실험을 할 것이다. 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어서 올해 같은 경우에는 좀 무력시위 같은 것들이 대대적으로 펼쳐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기고 있습니다.

◀ 조충희 ▶

지금 코로나19 상황도 그렇고 국제사회의 제재도 그렇고 사실 북한이 굉장히 어려운 시기거든요. 근데 그 어려운 시기에 김정은 집권 10년 되지 않았습니까? 집권 10년의 역사 또 110돌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대규모 군중시위나 열병식을 배합해서 진행하지 않을까 이렇게 전망이 됩니다.

◀ 김필국 앵커 ▶

사실 가족들 생일 챙기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잖아요. 그런데 북한 주민들이 사망한 지 30년이 다 돼가는 옛 지도자 생일을 이렇게 대대적으로 기념하고 준비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까요?

◀ 조충희 ▶

김일성이 이미지가 일제 식민지 통치에서 나라를 찾아주고 정말 못 살던 시기에서부터 시작해서 일정 정도의 생활수준 향상이라는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이제 부담은 느끼지 않겠지만 이게 너무 이제 복잡하게 놓이고 행사가 많고 다양하다 보니까 불편해하고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그런 시선은 있습니다.

◀ 김수경 ▶

옛 지도자의 생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삼고 그것을 기린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 국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어쨌든 태양절이라는 게 북한 주민들에게 기쁜 날이라면 좀 더 북한 주민들의 삶이 즐겁고 안온 하는 방향으로 그런 방향으로 즐길 수 있는 명절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 최대 기념일이라는 김일성 생일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이 주민들의 삶과 동떨어진 이런 이벤트가 과연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올 봄 북한 동향에 특히 많은 관심이 쏠리는데요. 대결을 멈추고 조속히 평화 분위기가 찾아오길 바랍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357675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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