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이 달라졌다…지지율 ‘의미없다’→답답함 토로, 왜?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the300]보름 전엔지지율 의미 없다, 유념치 않는다”…메시지 관리 모드 접고, 솔직한 감정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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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원인은 언론이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 원인을 잘 알면 어느 정부나…잘 해결했겠죠. 열심히 노력하는 것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정수행 지지도 하락의 원인을 묻는 질문을 받고 한 답변이다. 보름 전 출근길에 지지율에 대해유념치 않는다”의미 없다”고 밝힌 데서 다소 기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의 접견시 의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에 이어, 지지율 하락에 대한 질문을 마지막으로 받았다.

앞선 두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윤 대통령은 ‘국정수행 부정평가가 60% 넘게 나오는데 원인은 어떻게 보시고 (계신가)’라는 질문이 들리자 발길을 멈추고 질문을 던진 기자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전날 출근길에 ‘채용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인사 전반을 다시 짚어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다른 말씀은 또 없나”라고 말을 돌리며 자리를 뜬 것과는 대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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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약식 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윤 대통령은 양 손을 들면서 애써 웃음을 지으며 지지율과 관련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 4일 국정수행 지지율이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름)’를 기록한 데 대해선거 때도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고,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니까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을 때와 달랐다.

보름 전엔 지지율 하락에 연연치 않는다는 ‘당당함’이 드러났다면, 이날은 윤 대통령의 고심이 나타났다는 평이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300)에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에 스트레스를 받는 게 고스란히 전해졌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도어스테핑에서 특유의 거침 없는 발언을 줄이고 수위 조절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질문도 두 개 정도로 줄이고 민감한 질문에 직접 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거론하기보다 ‘원칙론’을 말하며 메시지 관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날은 지지율 하락 관련 질문을 받고 그냥 돌아서지 못하고, 답답한 속내를 토로했다. ‘원인은 언론이 잘 알지 않느냐, 원인을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을 것’이라고 반문한 것은 윤 대통령 스타일대로 솔직하게 답답한 감정을 표한 것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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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에서 취/사진=뉴스1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언론이 알지 않느냐고 한 것은 그만큼 언론의 지적과 비판을 신경쓰고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언론의 처방은 사후적인 것이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 고치는 정부의 일과는 다르다. 사후 비판은 쉽지만 문제의 원인은 해결하는 일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지지율을 의식하고 있음을 드러낸 이날 언급이 기존의 ‘유념치 않는다’는 입장보다 긍정적이라고 본다. 보름 전 윤 대통령이 ‘데드크로스’ 국면에서 지지율이 ‘의미 없다’고 언급한 것이 지지율 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지율이 민심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민심 이반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은 마치 민심과 대결하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데드크로스를 넘어 부정평가가 긍정평가의 2배를 넘기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더 이상의 지지율 하락은 국정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대통령이 지지율을 신경쓰지 않을 순 없다”며다만 지지율을 단기간에 올릴 도깨비방망이가 없는 만큼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정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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