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美 자이언트 스텝 충격파..국내 부동산 시장 더 커지는 비명

<아시아경제 자료사진>

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우려 등으로 거래 절벽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대선 이후 되살아나던 매수심리도 지난달 꺾였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의 금리 인상도 불가피한만큼 부동산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국토연구원의 ‘5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9.4로 전달(116.0)보다 6.6포인트(p) 하락했다. 올해 4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지난달 들어 하락 전환한 것이다. 서울의 주택 매매 심리지수는 지난달 112.9로, 전월(123.7) 대비 10.8p 떨어져 3개월 연속 이어진 상승 국면을 멈췄다. 대선 이후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회복 기미를 보였던 주택 매매심리가 다시 돌아선 모습이다. 또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10% 하락했다. 지난 4월(-0.04%)에 비해 낙폭이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도 4월 보합에서 지난달에는 0.05% 떨어지며 하락 전환됐다.

이런 상황에서 당분간 지속될 금리인상은 이자폭탄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4차례 올리면서 시중 대출금리가 급등하자 이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의 비명이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은 주담대 금리가 연 7% 수준일 때 84㎡ 중형아파트 매수시 월 상환액이 291만원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처분소득이 418만9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평균소득의 절반을 훌쩍 넘는 62%가량을 빚 갚는데 써야하는 셈이다.

현재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13일 기준 4.33~6.8%로 최고 금리가 7%에 육박한다. 미 연방준비이사회(FOMC)의 이번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따라 금리 8% 시대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소득수준 대비 과도한 대출상환 부담으로 인해 가계경제 악화는 물론 아파트 구매력, 매수심리 위축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매수 수요 감소와 거래절벽 심화, 이에 따른 아파트값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올해는 대출금리 상승의 지속과 경기둔화, 양도세 한시적 중과 배제 등에 따른 매물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집값 하방압력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