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제계 ‘기업인 특사’ 팔 걷어붙였다..JY 사면론 급부상(종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 부당합병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글로벌 산업 변혁기, 총수의 장기적 안목과 전략적 판단이 절실한 때입니다.”(재계 고위 관계자)

미국 인텔·대만 TSMC 등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자들이 잇달아 공격적 투자 및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섰지만, 정작 삼성전자는 정체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올해 1분기 매출 77조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써냈으나 미래에 대한 전망은 불확실하다. ‘6만전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유다. 이재용 부회장이 영어의 몸에서 불려나긴 했지만, 가석방 신분에 따른 경영활동 위축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뉴삼성의 미래전략 짜야 할 지금, 총수의 장기적 안목·전략적 판단이 절실한 만큼 재계 안팎에서 불거진 내달 8일 파석가탄신일 특별사면론이 힘을 받는 배경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매 분기 실적 호조세는 과거 이뤄진 의사 결정에 따른 선행 투자 및 기술 혁신에 따른 것일 뿐이란 게 재계의 분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향후 10년에 대한 중장기 방향성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시스템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꼽고 집중 투자에 나섰으나 인텔·TSMC 등 경쟁자들과의 기술 격차는 여전하다.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8.3%로 TSMC(52.1%)와 격차를 전혀 줄이지 못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8.9%로 1위를 지키곤 있으나 미국 애플은 물론, 샤오미·오포 등 중국업체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정체’ 양상이 뚜렷하다.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삼성전자의 대형 M&A 움직임을 멈춰 섰다. 이와 관련, 다른 재계 관계자는 “100년 기업도 하루아침에 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라며 “제아무리 삼성이라고 예외가 될 순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삼성의 글로벌 위상에 비춰 총수 부재가 국가산업 전방위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내놓는다.

이 부회장이 글로벌 IT 기업 총수로서의 네트워크를 활용, 민간 외교간으로서 일본 수출규제 등 그간 각종 위기 때마다 기여해왔다는 점도 ‘사면론’의 배경이 됐다.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재현 CJ 회장 사면이 각각 SK하이닉스발(發) 대규모 국내 일자리 창출·K-팝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문화산업이 꽃 피운 점도 기업인 사면이 국익으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해 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 이날 이 부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기업인에 대해 석가탄신일 특별사면을 촉구하는 내용의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특별사면복권 청원서’를 청와대·법무부에 제출했다. 이들 5단체는 사면청원 배경으로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가경제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위기상황인 점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량 있는 기업인들의 헌신이 필요한 점 △기업인이 국민 신뢰를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란 점 등을 꼽았다. 사면청원 대상자는 이미 형기를 마쳤거나 형기 대부분을 채워 가석방 상태인 기업인,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기업인 등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준기 (jek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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