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남궁훈 대표 평생 최저임금 받을 판”..카카오 잇딴 하락에 개미들 분통

카카오 판교오피스 전경. [한주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단번에 50bp 올리는 ‘빅스텝’을 강행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봉쇄 정책 등으로 국내외 증시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특히 국내 대표 성장주로 꼽히는 카카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목표주가를 속속 내리는 한편 올 하반기에 기대를 걸어보는 눈치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6일까지 최근 한달간 카카오 주가는 21.58%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 가량 빠진 것을 감안하면 카카오가 특히 부진했던 것이다. 실제 지난 6일 종가 기준 카카오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939개 종목 중 22번째로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가 약세를 거듭하면서 시가총액 역시 크게 줄었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같은 기간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9조2224억원이 증발했다. 이는 지난 6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총 44위에 이름을 올린 KT의 시총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시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성장주를 중심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달 FOMC 정례회의 이후 기준금리가 50bp 올랐고, 오는 6~7월 70bp 인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보다 미래에 가치를 두는 성장주의 경우 금리가 낮을수록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낮아져 현재의 실적 대비 높은 가치가 정당화된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실적도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카카오는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 1조6517억원, 영엽이익 15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매출 대비 8% 감소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49%,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했다.

매출의 경우 플랫폼 부문은 계절적 요인과 오미크론 확산,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수요 위축 영향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효율적인 비용집행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따라 시장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의 시선은 엇갈린다. 지난 6일 레포트를 낸 12곳 증권사 중 5개 증권사가 카카오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등 좋지 않은 시각은 보내는 한편 올해 하반기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먼저 카카오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한 증권사는 다올투자증권(13만원→12만원)을 비롯해 이베스트투자증권(12만4000원→11만7000원), 삼성증권(14만원→12만원), 교보증권(14만원→12만원), 한화투자증권(15만원→13만원) 등 5곳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실적은 대단히 안정적이고 견조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나 이러한 성장성만으로는 23년 전망치 기준 60배에 가까운 고 PER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시장상황은 성장사업 관련 멀티플 프리미엄이 오히려 하향 조정되는 상황이라 단기적으로는 비우호적인 시장상황을 극복할 만한 획기적이고 새로운 모멘텀을 찾기가 타이트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비즈니스 확장, 스토리와 모빌리티 부문의 해외진출 등 올해 기대되는 성장요인이 많다”며 “이를 위한 투자 병행은 불가피하겠으나 높은 성장성을 입증한다면 주가는 반등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은 눈물의 물타기에 나선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주식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잇단 카카오 주가 하락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개미들은 올해 1월 3일부터 이달 6일까지 카카오를 1조6448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기간 삼성전자(10조9466억원)과 네이버(2조867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은 매수 규모다.

20대 카카오 주주 조모씨는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주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반짝 반등세를 보여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주주들 사이에선 이러다간 남 대표가 평생 최저임금을 받는 건 아닌지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털어놨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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