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분당신도시 내 양극화 심화.. 입지·대출따라 수요 천차만별

경기도 분당신도시 외곽 고가 아파트 가격이 수억원씩 급락하는 가운데, 대출이 가능한 소형 타입들은 매물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시범한양아파트 전경. 사진=김희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동산 핵심 공약 중 하나인 ‘1기 신도시 특별법’이 형평성 논란에 부딪치며 지지부진하자 분당신도시 외곽의 고가 아파트 가격이 수억원씩 떨어지고 있다. 반면 같은 분당 내에서도 입지가 좋은 중심지역의 대형 평형과 소형 평형들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양극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중개업계에선 대출 가능 여부와 입지에 따라 수요가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 분당신도시 중에서도 외곽 지역 고가 아파트들의 가격 하락이 잇따르고 있다. 분당구 이매동 이매삼성 전용면적 127㎡은 지난 5월 13억원에 거래되며 앞서 3월 거래된 15억500만원 보다 2억500만원 떨어졌다. 정자동 상록우성 전용 129㎡의 5월 매매가는 19억원으로 3월 기록한 최고가 20억4000만원 보다 1억4000만원이나 하락했다.

업계에선 가격 하락 원인으로 지지부진한 ‘1기 신도시 특별법’을 꼽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4월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을 중장기 국정과제로 검토하겠다”며 속도조절에 나섰다. 1기 신도시보다 준공연한이 더 긴 서울 아파트들이 안전진단 통과를 못하고 있다는 형평성 논란과, 용적률 상향이 자칫 인프라 부족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중계업계에선 대출 가능 여부에 따라 분당 내에서도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9년 12월 문재인 정부는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15억원 이상 주택의 담보 대출을 금지했다. 분당신도시는 현재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다.

집값 기준은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 시세가 대표적이지만, 일반적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KB부동산 시세가 기준이 된다. 앞서 예로든 두 단지의 대출을 가늠할 KB부동산 시세는 각각 15억원과 18억7500만원으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분당신도시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특별법 기대가 줄며 분당 외곽에서는 가격이 조금 내렸다”며 “특히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대출이 나오지 않아 매수세가 적다”고 말했다.

반면 15억 이하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분당의 소형 아파트는 대형 평형과 상반된 분위기다. 서현동 시범한양 전용 35㎡는 지난 5월 8억원으로 최고가를 새로 썼다. 대선 직후인 3월 15일 7억1000만원 거래 이후 두 달간 오름세를 이어갔다. 수내동 양지5단지한양 전용 35㎡ 역시 같은 달 16일 7억2500만원 매매된 뒤 꾸준히 상승해 5월에는 8억15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분당구 시범단지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시범한양 5월 거래는 서울 강남 거주자가 집을 보지도 않고 매수한 것”이라며 “역세권 소형 타입은 시장에 나오는 족족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분당신도시 중심에 위치해 입지가 좋은 대형 평형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분당구 서현동 시범한양 전용 164㎡는 5월 15층 매물과 11층 매물 둘 다 21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인 19억4500만원보다 1억5500만원 올랐다.

분당구 시범단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기대감을 제외하더라도 인근 판교 집값에 비해 집값이 저렴해, 분당 중심지의 대형 평형은 강보합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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