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유류세 떨어졌는데 기름값은 왜 이래? 정유사 vs. 주유소 누구 탓 [비즈360]

지난 9일 오후 대전시 서구 한 주유소에서 경유를 휘발유보다 더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정유사에서 공급하는 가격이 계속 오른 것이 주 원인”(주유소업계)

“유류세 인하 전의 주유소 재고 물량 소진에 시간이 걸리고, 국제적 수급 부족 탓이 크다”(정유업계)

유류세 추가 인하에도 주유소 기름값 하락이 체감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거센 가운데 정유사와 주유소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싼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공급가격을 두고 양측은 더욱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부터 유류세가 인하폭이 20%에서 30%로 확대되면서 L당 휘발유는 83원, 경유는 58원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공개된 5월 첫째주 전국 판매가격을 보면 휘발유와 경유는 각각 27.5원, 0.8원 하락에 그쳤다.

정유업계에서는 주유소에서 유류세 인하 확대 이전에 매입한 재고를 소진해야 하는 탓에 2~3주 시차가 걸린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소비자 물가 절감에 동참하기 위해 유류세 30% 인하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직영주유소 760여곳의 판매 가격에 유류세 인하 분을 즉각 반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국 주유소 1만1142곳(지난해 기준) 중 직영 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8% 수준이다. 이런 탓에 유류세 인하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 이유로 대다수의 자영 주유소가 지목됐다.

주유소들은 주유소 판매가격이 사실상 정유사의 공급가격에 따라 결정되는데 정유사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공급하는 가격이 4월 이후 줄곧 올랐다는 입장이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주유소의 위치, 판매량에 따라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각기 다르다”며 “주유소마다 마진은 L당 100원도 안되고 카드 수수료 인건비 등 빼면 10~20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오피넷에 공개된 정유4사의 주간 평균 공급가를 보면 자동차용 경유는 4월 1주에는 1773원~1818원대에서 4월4주 1863~1938원까지 상승했다. 경유 공급가 인상폭이 가장 큰 정유사는 GS칼텍스로 4월 1주 L당 1798.19원에서 4월4주 1938.2원으로 한달 새 140.01원 인상했다. SK에너지의 경우 4월 1주 1817.51원에서 4월4주 1863.46원으로 45.95원 올려 인상 폭이 가장 작았다.

같은 시기 휘발유 공급가는 경유보다 30~80원가량 싸게 책정되면서 경유와 휘발유 가격 역전까지 나타났다. 이는 전세계적인 수급 부족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국제 가격(92RON)은 4월 1주 L당 922.45원에서 5월1주 1092.68원으로 170.23원 오른 반면 경유(0.001%)는 1094.72원에서 1290.84원으로 196.12원 올랐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수급이 빠듯하다보니 원유보다는 석유제품 가격, 특히 경유제품 가격의 상승폭이 크다”며 “ 유류세가 추가 인하됐지만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 폭이 더 크다 보니 소비자들의 유류세 인하 체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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