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창용 “‘지급결제’ 한은 정책 수단 강화돼야..법 개정 필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출처: 한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지급결제’와 관련 한은의 정책 수단이 더욱 강화되도록 한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빅테크 업체의 모든 고객 거래 정보를 금융결제원(이하 금결원)에 집결시키고 금결원 업무 규정 승인권과 검사·제재권을 금융위원회가 모두 관할하도록 하는 ‘전자금융거래법(이하 전금법)’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이 후보자는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기재위원들에게 제출한 인사청문 답변 자료에서 “지급결제 제도에 대한 한은의 역할과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고 관련 정책 수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은법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급결제 업무는 중앙은행의 태생적 고유업무로 지급결제 제도의 안전성, 효율성 제고는 중앙은행의 핵심 책무 중 하나”라며 “이에 각국 중앙은행은 금융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지급결제 여건 변화에 대응해 지급결제 제도 감시자, 운영자, 발전촉진자로서의 권한,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4년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 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한 PFMI 준수 여부를 평가한 결과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의 권한은 충분하나 한은의 권한은 효과적이지 않다며 지급결제 시스템 및 그 운영기관 등 금융시장 인프라에 대한 한은의 제재권 등을 반영하기 위한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는 지급결제 관련 금융위의 권한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추진해 한은과 충돌하고 있다.

전금법 개정안에는 빅테크 업체가 자체적으로 해야 하는 자사 고객간 계좌 상계처리를 ‘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금결원에 모두 맡기는 방안이 담겨 있다. 금결원은 외부 기관간 청산만 처리해왔는데 개정안에 따르면 같은 페이를 쓰는 빅테크 고객간 거래를 상계처리하는 새 업무를 맡게 된다. 이를 근거로 금결원 업무 규정 승인권과 검사·제재권을 금융위가 모두 관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급결제는 중앙은행의 고유 업무이고 지급결제를 하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청산’업무를 금결원이 해왔기 때문에 한은이 금결원을 관리해왔다. 금결원 사원총회 의장을 한은이 맡아왔다.

이 후보자는 금융위가 추진하는 전금법 개정안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전금법 개정안은 일부 조항(빅테크 업체의 외부 청산 의무화, 청산업 제도화 등)이 지급결제 제도의 안전성 저해 우려, 중앙은행 지급결제 제도 업무와의 상충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당 부분을 제외하고 개정안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개정안대로 금융기관간 청산이 필요없는 빅테크의 ‘내부거래’를 금결원 지급결제 시스템을 통해 처리할 경우 현행 지급결제 시스템과 상이한 프로세스를 추가함으로써 운영상의 복잡성을 증대시켜 지급결제 제도의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은의 관리·감시 대상인 지급결제시스템 운영기관, 즉 금결원에 대해 금융위가 포괄적 감독권을 행사하게 되면 중앙은행의 지급결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도 빅테크 내부 거래를 지급결제 시스템을 통해 처리하는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금법 개정안에는 빅테크 업체에 ‘동일 기능-동일 규제’를 이유로 현 금융권 수준의 규제를 가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 역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자는 이와 관련 “소비자 보호, 공정 경쟁, 금융안정 등을 위해 ‘동일 기능-동일 규제’ 원칙에 입각한 빅테크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빅테크 기업의 혁신적인 서비스, 데이터를 활용한 영업 방식 등으로 인해 동일 업무라도 발생하는 리스크가 상이할 수 있어 빅테크 기업의 특성에 기반한 규제 원칙(entity-based rules)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희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