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탈 중에도 외인, ‘금융·통신주’ 담아..경기방어주 선호

서울 한 대형마트 모습. 2022.5.2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불안으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면서도 경기방어주는 골라 담는 모습을 보였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들어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에 경기방어주가 다수 포진했다. 상위 15개 종목 가운데 6개(40.0%)가 경기방어주로 분류되는 종목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외국인이 1905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순매수 상위 4위에 올랐다. KB금융(830억원)과 하나금융지주(747억원)도 각각 11위와 13위에 위치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면서 경기방어주에 속하는 금융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0.25%p 인상했다.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부담이 커진 점을 고려할 때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연 2.5%까지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은행도 대출금리를 인상하는데 금융주로서는 실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금융주 이외에도 외국인은 SK텔레콤(1369억원·6위) KT&G(1341억원·7위) KT(645억원·15위)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렸다.

통신주는 경기방어적 성격과 함께 높은 배당수익률로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증시 침체기에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누적 외국인 순매수 대금은 -34조4000억원인 반면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합산 금액은 2조7000억원으로 차이가 크다.

임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통신 3사의 올해 이익과 배당 증가 가시성은 글로벌 업체와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KT&G도 금리인상에도 비교적 주가 변동이 크지 않아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경기방어주를 제외하고는 외국인은 기아(3219억원·1위) 엘앤에프(2169억원·2위) LG에너지솔루션(1946억원·3위) 등 자동차주와 2차전지주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4845억원을 순매도하면서도 경기방어주 비중을 늘리는 데에는 미국발(發) 긴축 부담과 함께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글로벌 증시가 개별 업종 실적에 힘입어 급락세가 다소 진정되기는 했지만 하방 압력은 여전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안정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 속도가 가파르지 않고, 인플레이션 고점이탈 징후가 계속 나오는 게 확인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6월1일부터 나올) 5월 미국 ISM 제조업 및 서비스업 지수에서 경기 둔화 강도가 어떤지와 5월 고용지표에서 임금 상승 속도가 적절히 통제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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