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주담대 금리 7% 뚫렸다..앞으로가 더 문제”[이자푸어 시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뚫었다.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영향이다. 하반기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권에선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엔 주담대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차주들의 이자 부담도 확대될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대표 주담대 상품인 ‘우리아파트론’의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이날 기준 5.40~7.10%로 집계됐다. 불과 하루 전인 전날보다 상단(6.97%)이 0.13%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주담대 금리가 7%대를 넘어선 것은 혼합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 AAA등급의 금리는 전날 기준 4.082%로 지난 2012년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신용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 역시 3.184%로 3%대를 넘어섰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날 기준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5.632%로 6%대를 목전에 두게 됐다. 변동금리 상승은 전날 발표된 5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때문이다. 은행권 변동금리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신규 취급액 기준)가 0.14%포인트 오른 1.98%로 2019년 1월(1.99%)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낸 데 따른 것이다.

금융권에선 ‘앞으로가 더 문제’란 우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75bp(1bp=0.01%)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한국은행 역시 이에 준하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JP모건은 전날 보고서에서 한은이 물가 상승 대응을 위해 다음달 기준금리를 50bp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서는 데 이어, 8·10·11월에 25bp씩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 역시 한은이 다음달 빅스텝에 이어 8·10월에 25bp씩 인상할 것으로 보고 연말 기준금리를 2.75%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자금조달 사정 역시 더욱 빡빡해져 대출금리 인상을 부채질 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예·적금은 급증하는 반면, 그간 시중은행의 예대마진 폭을 키워 온 저원가성 예금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돼서다. 시중은행으로선 저원가성 예금이 이탈하면 할 수록 은행채를 통한 자금조달 비중을 늘릴 수 밖에 없다. 이는 수신기능 없이 자금조달을 채권 발행에 의존하는 카드·캐피탈사 등 2금융권에도 자연히 영향을 주게 된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시중은행들이 최근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 이유는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저원가성 예금이 이탈, 부족한 자금을 채우기 위한 것”이라며 “저원가성 예금 이탈이 심화되면 은행채 금리, 나아가 카드사, 캐피탈 회사들의 금리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연말 또는 내년 초 주담대 금리가 고정형(혼합형)은 8%, 변동형은 6%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영끌족’ 등 가계대출을 실행한 차주들의 이자 부담에 따른 고통도 심화될 전망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내년엔 기준금리가 4% 근처까지 인상되고, 이에 따른 대출금리 상단도 10% 언저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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