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벗고 싶은 거 아니었어…"실외 마스크 해제돼도 난 쓸래요"

마스크 착용 ‘장점’ 들어보니

게티이미지뱅크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는 데 이어, 방역당국이 2주 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하면서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2년 넘게 마스크 착용의 장점을 느낀 사람들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도 계속해서 마스크를 쓰겠다고 말한다.

마스크 착용을 지속하겠다는 이유로 ‘건강’을 꼽은 사람들이 많았다. 17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정아무개(26)씨는 “실외 마스크 해제 조처가 검토된다고는 하나, 여전히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무서움이 남아있다. 밖에서도 계속해서 마스크를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황우림(62)씨도 “몸이 약한 편인데 마스크를 끼고 다닌 탓인지 지난 2년 동안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앞으로도 가능한 한 열심히 마스크를 끼고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으로 화장 같은 꾸밈노동과 표정 관리 등의 감정노동으로부터 해방된다는 장점도 있다. 직장인 강아무개(25)씨는 “지금까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릴 수 있어서 화장을 거의 하지 않았다”며 꾸밈노동에서 탈피하기 위해 마스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나아무개(33)씨는 “2년 넘게 마스크를 끼고 다니다 보니 이제는 외출복처럼 익숙해졌다. 야외 서비스업을 하는데, 손님을 상대하며 표정 관리에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돼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며 마스크를 착용하겠다고 했다.

반면, 더운 날씨 등을 이유로 실외 마스크 해제 조처만 기다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홍준표(37)씨는 “날이 점점 더워지고 있는데 마스크가 너무 답답하다. 한여름이 되기 전에 해제됐으면 한다”고 했다. 정진아(33)씨도 “어차피 실내에서 밥 먹고 커피 마실 때 마스크를 모두 벗는데, 실외에서 마스크를 끼는 게 방역에 크게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실외 마스크 조처가 해제되면 야외에서 운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적인 마스크 호불호와 별개로 실외 마스크 해제 조처가 실내 착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고등학교 교사 정아무개(26)씨는 “지금도 한 반에 2~3명 정도는 점심시간 이후 마스크를 벗고 교실로 들어와 지도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실외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밖에 있다가 들어오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더 안 쓰게 될까 봐 우려된다”고 했다. 직장인 박고운(33)씨는 “시외버스를 자주 타는데 최근에도 마스크 착용 여부로 손님과 기사가 승강이하는 것을 봤다. 밖에서 마스크를 안 써도 되면 이런 일이 더 자주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이주빈 기자 고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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