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은해, 오피스텔 ‘끝방’ 은신…밤에 22층서 계단으로만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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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공실 많은 오피스텔

이목안끌며 이동성 극대화”

텔레그램으로 지인과 연락

김성훈·인천=지건태 기자

서울 도심과 멀지 않은 오피스텔에 은신처를 마련한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와 조현수(30)는 주변 이목을 끌지 않기 위해 22층 고층에 거주했음에도 철저하게 계단을 이용하고, 오후 10시 이후에만 외출하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자신의 전 남자친구가 2014년 태국 파타야에서 사망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 혐의를 강력 부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수사에 비협조적인 이들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18일 “이은해는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제한시간인 오후 10시 이후에 주로 움직였고, 고층임에도 철저하게 비상계단을 통해 이동했다”며 “서울 인근 공실이 많은 곳에 은신처를 마련한 것도 주변 이목을 끌지 않으면서도 이동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실제 취재진이 전날 오후 이 씨 일당이 은신처로 삼았던 경기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의 한 신축 대단지 오피스텔을 찾은 결과, 이들의 집인 A동 22층 B호실은 복도 끝 가장자리로 건물 외벽과 맞닿아 있었다. 총 4개동 규모의 해당 오피스텔에서 A동은 중심부인 지하철 삼송역과 가장 거리가 먼 쪽에 자리했다. 이 오피스텔은 지난 2월부터 본격 입주를 시작해 30%가량이 공실 상태로 B호실과 인접한 2개 호실 역시 미입주 상태였다. 2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단지인 데다 아직 입주가 완료되지 않아 숨어 지내기에 용이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또 수사 당국의 눈을 따돌리기 위해 도주 전 확보한 ‘대포폰’을 이용했으며, 주로 텔레그램을 통해서만 지인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이 씨와 조 씨가 ‘스타필드 고양’ 등 대형쇼핑몰과 인접한 이 오피스텔에 숨어 지낸 것은 올 2월부터로 알려졌다. 등기부등본상 B호실은 29㎡(약 9평), ‘거실+침실’ 구조의 분리형 원룸으로 현재 ‘보증금 1000만 원·월세 90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관리비는 10만 원 안팎이다. 도피 전 상당한 현금을 갖고 있던 조 씨가 제3자 명의로 월세 100만 원에 계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갖췄지만, 이 씨 등은 이 같은 편의시설도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경찰은 이 씨의 전 남자친구가 2014년 이 씨와 함께 태국 파타야에서 스노클링을 하다가 사망한 사건도 재조사하고 있다. 이 씨는 송치 직전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 씨는 이날 검찰 조사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인천지검은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으로 바탕으로 이날 두 사람에 대해 살인·살인미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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