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사태’…미 유명 女체스선수, 테라 권도형 말에 ‘화들짝’ 놀란 이유


매일경제

[사진 출처 = 보테즈 인스타그램]

K코인 ‘루나’의 폭락으로 시장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루나를 발행한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권 CEO는 루나 폭락 일주일 전인 지난 5일 체스 관련 인터넷 매체 ‘체스닷컴’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코인의 95%는 죽을 것"이라며 "그걸 지켜보는 건 재미있겠죠"라고 말했다.

질문자로 나선 미국의 유명 체스 선수 겸 유튜버인 알렉산드라 보테즈는 "가상화폐 기업이 향후 5년간 얼마나 남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권 CEO는 웃으면서 "95%는 죽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보테즈는 다소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재미있을 거라고요?"라고 반문했다.

가상화폐 시장 특성상 불안정한 장이 이어지면서 시간이 지날 수록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권씨의 인터뷰 내용은 국제 가상화폐 거래소 데리비트 트위터에 지난 5일 공개됐다.

그리고 나흘 뒤인 지난 9일 테라와 루나의 페그가 깨졌다. 테라는 네이티브 토큰 루나와 연계된 스테이블코인을 표방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화처럼 중앙은행에서 발행되는 통화와 같은 가격으로 설정돼 있다. 가치는 채권이나 어음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하는 식으로 보존된다. 테라폼랩스는 테라에 루나를 연계하는 방식을 택했다. 테라는 가치 하락 시 1달러어치의 루나를 받는 차익 거래 형식으로 최대 20%의 이익을 돌려받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테라 시세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루나의 가치도 급락했다. 급기야 테라와 루나의 가치는 권씨의 인터뷰 1주일 뒤인 지난 12일 사실상 가격을 부여할 수 없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루나의 낙폭은 당일 하루에만 95% 이상, 1주일 전과 비교해 99% 이상으로 커졌다.

이에 SNS와 가상화폐 커뮤니티에서는 권CEO의 당시 인터뷰 내용이 재조명됐다. 한 가상화폐 트레이더가 지난 12일 트위터에 올린 체스닷컴 인터뷰 영상은 사흘 만에 250만건 넘게 조회됐다.

일부 네티즌은 "자사의 파멸을 예고한 듯한 인터뷰" "테라가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을 것"이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권CEO는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지난 며칠간 UST 디페깅(1달러 아래로 가치 추락)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은 테라 커뮤니티 회원과 직원, 친구, 가족과 전화를 했다"며 "내 발명품(루나·UST)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고 밝혔다.

그는 "탈중앙화 경제에선 탈중앙화 통화가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형태의 UST는 그런 돈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 확실하다"고 스테이블 코인 UST의 실패를 자인했다.

이어 "나를 비롯해 나와 연계된 어떤 기관도 이번 사건으로 이익을 본 게 없다"며 "나는 (폭락 사태) 위기에 루나와 UST를 팔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지켜야 할 것은 테라 블록체인 공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이라며 "우리 커뮤니티가 앞으로 나아갈 최선의 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시 일어설 방법을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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