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미래 세대를 생각해서..” 어느 초등학생의 간절한 호소

[이재환 기자]

 23일 충남 홍성군청 앞에서는 홍성시민기후행동연대 발대식이 열렸다.
ⓒ 이재환
 

“기후 위기는 지금 당장 우리 모두의 위기이다.”

“연대와 행동이 어머니 지구를 지킬 수 있다.”

23일, 홍성시민기후행동연대(아래 연대)가 충남 홍성군청 앞에서 발대식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연대는 홍성군에 ‘2030년까지 탄소 50% 감축’을 요구하며, 탄소중립을 위한 녹색 기본 조례를 즉각 제정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발대식에는 어린 아기를 안고 온 시민들과 학부모 단체도 눈에 띄었다. 기후위기 대응은 미래세대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절박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청소년과 어린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아픈 지구를 살려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발대식과 관련, 임기선 천주교 홍성성당 신부는 “기후위기가 심각하다. 지역에서 각 단체들이 개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실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방 자치 차원에서도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기후위기에 실효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는 예산을 편성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며 “종교와 홍성지역 시민사회 단체들이 연대해서 탄소 중립 정책을 세우는 데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민양식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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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대식에 참석한 민양식 환경과생명을지키는홍성교사모임 교사는 “인간이 사용하고 있는 화학물질은 현재 그 종류만 1억 7000여 개라고 한다”며 “그 속에서 인류가 살고 있다. 또 육류 생산을 위해 숲을 파괴하고 물 소비도 엄청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베리아와 같은 동토가 녹고 있다”며 “그 안에 썩지 않고 남은 생물들이 곧 썩게 된다고 한다. 거기서 나올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 수치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홍성시민기후행동연대는 이날 선언문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언문은 시민대표로 정창석 전 목사와 신현준(초4) 어린이와 김윤희(중2) 학생이 낭독했다. 아래는 신현준 어린이와 김윤희 학생이 낭독한 내용이다.

“우리에게 정말로 미래가 있는 것인가”
  
 정착석 전 목사, 김윤희 학생, 신현준 어린이가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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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말씀이, 옛날에는 자동차가 없어 불편했지만 몸에 해로운 미세먼지도 없어서 하늘은 항상 파란색이었다. 개울물도 맑아서 수영도 할 수 있었고, 물고기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자연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마스크를 써야 하고 가까운 친구들과 거리두기를 하면서 살고 있다. 이런 상황은 기후변화와 관계가 있다고 들었다. 우리 어린이들도 아픈 지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어른들은 우리 미래를 생각하고 지구에 사는 많은 식물과 동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기후 위기를 막아 달라.” (신현준)

“우리는 기후 위기를 공부하면서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미래세대라고 불리는 우리에게 정말로 미래가 있는 것인가. 힘없이 무너져내리는 생태계 파괴, 시시각각 닥쳐오는 지구촌의 재앙은 우리가 한 번도 바라지 않은 산불 세대, 홍수 세대, 태풍 세대, 식량 위기 세대, 재난 세대를 살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기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교과서를 넘어 지금 당장 행동하려 한다.” (김윤희)

홍성시민기후행동연대에는 홍성천주교회, 원불교홍성교당, 환경과생명을지키는홍성교사모임, 참교육학부홍성지회,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홍성YMCA, 홍성문화연대가 참여했다.

 
 홍성 주민들이 들고 나온 피켓. 종이박스를 재활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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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시민기후행동연대 발대식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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