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수 교육감 대거 당선..교육 지형 변화 어떻게?

[EBS 뉴스]

이혜정 앵커 

이번 선거에 드러난 민심, 한마디로 요약하면 견제와 균형입니다. 

보수와 진보 현직과 초선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면서 변화와 안정을 동시에 선택한 건데요. 

8년 동안 이어져 온 진보 교육감 독주에 제동이 걸린 만큼 학교 현장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최이현 기자와 알아봅니다.

최 기자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게 보수 진영의 약진입니다. 

진보 교육감의 수가 전보다 많이 줄었습니다.

최이현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선거에서는 17개 시도 가운데 14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보수 교육감 자리가 대거 늘어 8곳을 차지했습니다. 

진보 교육감이 가까스로 과반을 차지하긴 했지만 보수 교육감도 비슷한 숫자로 늘면서 전체적으로는 숫자의 균형을 이루게 된 겁니다. 

표를 보시죠. 

강원, 경기, 경북 등 모두 8곳에서 보수 교육감이 나왔는데요. 

특히 경기도는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된 2009년 이후 줄곧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곳이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보수 교육감이 나왔습니다.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지역에서도 예를 들면 서울이나 충남 같은 경우 진보는 한 명이었지만 보수 후보들은 단일화에 실패했거든요. 

보수 후보들의 지지율을 합치면 진보 성향 당선인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일화 변수에 가까스로 이긴 겁니다.

이혜정 앵커 

정치 지형에 변화가 잦았지만 사실 교육감만큼은 지난 8년 동안 진보 교육감들이 독주를 해왔습니다. 

아이들 교육만큼은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 이런 민심이 힘을 얻었던 건데 이번에는 그 방향이 바뀐 배경 뭐라고 봐야 할까요?

최이현 기자 

아무래도 안정적인 정권 교체를 원했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지방선거 때는 탄핵 바람에 이은 촛불 민심이 진보 교육감을 대거 당선시켰습니다. 

이번에도 대선 직후에 이뤄진 선거다 보니까 정권교체 바람이 교육계에도 미쳤다는 겁니다. 

그래도 막 출범을 했는데 새 정부의 교육 철학에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겠냐는 거죠. 

여기에 코로나 국면에서 학력 저하가 큰 문제로 떠오르면서 성적보다 다양성 교육에 치중해온 진보 교육감이 더 타격이 됐다,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특히 교육감 선거 같은 경우에는 정당의 공천이 없잖아요. 

또 워낙 깜깜이 선거다, 이런 지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인지도가 높은 현직 교육감 우리가 현직 프리미엄이라고 하는데 그런 효과가 있었는데 이번 결과는 어떻습니까?

최이현 기자 

이번에 출마했던 현직 교육감은 모두 13명이었습니다. 

3선 제한에 걸려 나오지 못하는 후보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다시 출마를 하게 된 건데요. 

교육감 선거는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아서 현직이 유리했던 게 사실입니다. 

이번에도 13명 가운데 9명이 다시 당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두 번째 교육감직을 탈원한 지역은 인천, 대구, 경북, 울산 총 4곳이고요.

3선까지 수성한 지역도 대전, 충남, 서울, 경남, 세종 등 모두 5곳에 이릅니다.

이혜정 앵커 

그러면 역시 현직 프리미엄이 있다, 이렇게 봐도 되는 걸까요?

최이현 기자 

어느 정도는 그랬겠지만 100%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현직에 출마한 부산 제주 충북 전남에서 새로운 교육감을 선택한 건데요. 

현직 12명이 출마해서 모두 당선됐던 4년 전에 비하면 상황이 달라진 겁니다. 

이 가운데 전남을 제외한 3곳에 보수 교육감이 당선됐습니다.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교육 격차가 심화되면서 현직 교육감에 대한 일부 심판론이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충북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4년 전엔 전국에서 최고 지지율을 얻어 재선까지 한 김병우 후보가 3선에 도전을 했는데 충북 지역의 학력이 떨어졌다. 

이런 비판에 시달리면서 선거 막판 지지율이 추락했고요, 결국 대학 총장 출신인 초선의 윤건영 후보에게 교육감 자리를 내줬습니다.

이혜정 앵커 

상대적으로 이렇게 보수 후보가 약진한 만큼 우리 진보 교육감이 독주했던 시대와 비교를 하면 교육 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최이현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대부분 후보가 내놓았던 공약이 기초학력 강화였는데요. 

해결 방법은 달랐습니다. 

대표적인 게 진단 평가입니다. 

진단평가 지금도 있긴 하지만 이제 대상과 수입 방법에서 논란이 치열합니다. 

진보 교육감들은 일제고사로 치러지는 진단 평가가 서열화를 부추긴다 이래서 줄곧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는데요. 

보수 교육감들은 대부분 최소한 지금 상황을 알기 위해서라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진단 평가를 해야 한다, 이렇게 맞서고 있습니다. 

보수 교육감이 당선된 지역을 중심으로 진단 평가가 어떤 방식으로든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요, 또 혁신학교도 대변혁이 예고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진보 교육감들이 진보교육감들의 정책 중에 하나인데요. 

경쟁을 지향하고 토론하고 체험 중심의 수업을 중시하지만 학력 저하 논란이 꾸준히 따라다녔습니다.

이번에 경기교육감에 당선된 임태희 당선인은 혁신학교 신규 지정을 중단하고 기존 혁신학교는 재지정 평가를 진행하겠다. 

이렇게 말한 만큼 혁신학교 대변화는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또 보수 후보들이 이념 편향적이라고 지적하던 학생인권 조례도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지금 윤석열 정부가 자사고 특목고 유지를 검토하겠다, 이런 입장인데요. 

진보 교육감들과는 이 상황을 놓고 전면전이 예고된 상황이죠.

최이현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제 자사고 특목고 유지 여부도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원래는 2025년에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되어 있었죠. 

그런데 윤석열 정부 인수위에서 이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었습니다. 

이번에 3선에 성공한 조희연 교육감은 서울지역 자사고 재지정 철회를 직접 추진했던 인물입니다. 

여기에 불복한 자사고들과 소송으로 맞붙기도 했는데요.

조희연 교육감은 여러 차례의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서 자사고 특목고가 유지가 되면 본인은 대립하고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습니다. 

새 정부가 아직 고입 정책에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만일 자사고 유지를 공식적으로 추진한다면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갈등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전국 시도 교육감 협의회가 구성이 될 텐데요. 

진보와 보수 교육감들이 첨예한 쟁점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혜정 앵커 

최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