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전 난임으로 고생하던 부부가 엄마의 난자와 아빠의 정자를 체외에서 인공수정 시키는 시험관 시술 방식으로 아들을 낳아 키웠다. 그런데 최근 받은 유전자 검사에서 아빠와 아들 유전자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전해듣게 됐다. 부부는 정자가 바뀌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지만 병원과 시술을 했던 담당 의사는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부부는 결국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다.
1996년 시험관 수술을 통해 아들을 얻은 A씨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이 같은 사연을 전했다.
A씨 부부가 아들의 유전자 검사를 하게 된 이유는 혈액형 때문이었다. 아들이 5살쯤 되던 무렵 찾은 병원에서 아이의 혈액형이 A형이라고 알려줬는데, 부부의 혈액형은 양쪽 모두 B형으로 혈액형 조합상 A형 자녀가 나올 수 없었다.
당시 A씨 부부는 시험관 시술을 담당했던 교수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시험관 아기한테는 돌연변이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해외사례를 들며 “걱정할 것 없다”며 부부를 안심 시켰다.
이후 시간이 흘러 아들이 성인이 되자 A씨 부부는 아들에게 부모와 혈액형이 다른 이유를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담당 교수에게 연락을 취해 “아이에게 돌연변이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면서 혈액형이 바뀌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설명 자료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교수는 몇 달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고 병원 측에서도 도와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이상함을 느낀 A씨 부부는 결국 유전자 검사를 했고, 총 세 번의 검사 결과가 모두 같았다. 엄마와의 유전자만 일치하고 아빠와의 유전자는 일치하지 않는단 판정이다.
A씨는 “믿고 싶지 않았다. 그분(유전자 검사관)한테 이거 돌연변이라는데 이런 사례를 보신 적이 있나 물어봤더니 없다더라”며 “그냥 주저앉아 있었다. 아무 생각도 못했고 머리가 하얘지더라”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이어 “변호사를 통해 알아보니 싱가포르, 미국에 있는 LA 등 해외에서는 병원 실수로 이런 사례(난자나 정자가 뒤바뀌는 사례)가 너무 많다고 들었다”며 “그런 실수 아니고선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받은 A씨 부부는 다시 수 차례 교수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병원 측도 해당 교수가 정년퇴직을 했다며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A씨는 “아들은 모르고 있다. 아직 말 못 했다”며 “어떻게 설명을 해야 될지 마음을 좀 추스리고 설명을 해야 되겠다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진실만 알고 싶었는데 병원에서도 그렇고 의사선생님도 그렇고 저는 피해를 보고 있는데 가해한 사람들은 없다”며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