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태백경찰서 성희롱 피해 여경, 절도 등 ‘무혐의’..보복수사 논란 일단락?

■ 태백경찰서 여경 집단 성희롱…내부 징계·유죄 판결 등 속속 마무리

지난해 떠들썩했던 폐쇄적인 조직 내 성희롱 사건들.

강원도의 태백경찰서에서도 이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동료 남성 경찰 10여 명이 신입 여경 한 명을 둘러싸고 2019년부터 2년 가까이 성희롱을 일삼은 겁니다.

지난해 경찰청의 조사 결과 성희롱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고, 가해 경찰들은 해임과 강등 등 징계 조치를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여경의 사생활을 확인하겠다며 경찰 권한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찰에 대해서는 지난달 대법원이 유죄 확정 판결을 내렸습니다.

■ 피해 여경, 성희롱 문제 제기 뒤 ‘절도’ 혐의 직무고발 당해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경찰청이 집단 성희롱 사건을 한참 조사하고 있을 무렵인 지난해 7월, 피해 여경이 소속 경찰서로부터 직무고발을 당한 겁니다. 혐의는 ‘절도’였습니다.

이번 건은 피해 여경이 2020년 9월 태백경찰서 청문감사실에 성희롱 사건을 신고한 뒤부터 시작됩니다. 석 달 뒤인 같은 해 12월, 태백경찰서가 도리어 이 여경에 대해 감찰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여경이 담당 업무인 유실물 관리를 부실하게 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정확하게는 현금 4,000원과 구형 스마트폰 1대가 사라졌는데, 이를 피해 여경이 훔쳤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와 관련해 피해 여경은 유실물 감찰과 ‘절도’ 혐의 고발은 엄연한 ‘보복성 괴롭히기’라고 반발했습니다.

■ 경찰, 공전자기록 위작 혐의 추가…기소의견 검찰 송치

해당 여경에 대한 절도죄를 수사하던 경찰은 지난해 11월, 절도의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검찰에 사건을 넘기지 못합니다.

대신, 경찰은 검찰 송치 과정에서 또 다른 혐의를 하나 추가합니다. 공전자기록 등 위작 혐의입니다. 이 피해 여경이 유실물을 분실해놓고도 제대로 전산 처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피해 여경은 “유실물을 잃어버린 것은 맞지만, 유실물 신고 당사자와 협의한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자신을 포함한 경찰 3명과 사회복무요원 2명 등 5명이 유실물 관리 업무를 함께 맡고 있어 해당 건이 자신에 의해서 일어난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공전자위작 등 ‘무혐의’…보복 수사 논란 일단락?

최근 검찰은 피해 여경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춘천지방검찰청 영월지청은 해당 여경의 공공 전자 기록 위조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한 겁니다. 검찰은 이번 건과 관련해, 고의로 전산 기록을 조작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 여경은 고발당한 지 10개월 만에 모든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습니다. 취재진과 연락이 닿은 피해 여경은 “수사를 받는 10개월 동안 가장 힘든 건 경찰 동료들의 편견 어린 시선과 헛소문 등이었다.”라며 그간의 심정을 전했습니다.

한편, 강원경찰청은 형사처분과 별개로, 해당 여경의 유실물 분실 건에 대해 업무상 과실이 있었는지 추가로 감찰해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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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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