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찾아온 농번기 일손부족 ‘해갈’ 방법 없나

하우스에서 일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 사진=연합뉴스
영동군 공무원들이 지난해 복숭아 밭에서 일손을 돕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도 여전할 것 같다. 농촌의 인력난 말이다. 일손이 많이 필요로 하는 농번기 때는 더 그렇다. 농촌의 일손 부족 현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우리 속담에 농번기가 되면 “부지깽이도 일을 거들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일손이 많이 달리는 건 사실이다.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요즘 농촌은 인력난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농촌 일손 부족으로 이젠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지탱하기 힘들 정도가 됐다. 게다가 외국인 근로자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올라 데려다 쓰기조차 어렵게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농사를 포기하는 일까지 생기면서 또 다른 식량난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농가에서 인력이 가장 필요한 때는 봄철 농번기와 가을철 수확기에 집중된다.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다 보니 이 시기엔 일할 사람 구하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품삯도 비싼 편이다. 농민들이 접하는 품삯은 과연 얼마나 될까. 작년 기준으로 10만~15만 원 선에서 형성되던 하루 일당이 최근 들어서는 17만~2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인력을 쉽게 구할 수 있을 때 이 정도 일당이지만 급할 때는 20만 원도 넘게 줘야 일할 사람을 겨우 구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농민들의 울상이 크다. 오죽하면 1년 동안 애지중지 키운 농작물을 갈아엎을까 싶다. 지난해 경북 의성군의 한 마늘 농가에서는 비싼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농작물 수확을 포기했다. 이 농가는 비싼 인건비를 각오하고 작업하기로 했지만 더 많은 품삯을 주겠다는 중간 상인의 제의에 작업팀이 약속을 어기고 다른 작업 현장으로 갔다며 분을 삼키기 못했다.

양파와 마늘 수확이 한창인 충남에서도 제때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긴 마찬가지였다. 마늘과 양파 수확은 단기간에 가장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품목이다. 파종시기 때도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정부-지자체, 인력수급 방안 내놨지만 농가선 ‘글쎄’ 

본격적인 농번기를 앞두고 정부나 지자체, 농협 등이 일손을 보태고 있지만 인력난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정부는 농번기 인력수요 중점관리 지자체를 선정하고 이에 적합한 인력 공급계획을 운영하는 등 선제적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근로자에게 숙박시설을 제공해 안정적으로 체류하면서 일정기간 일할 수 있게 하는 ‘체류형 영농작업반’을 운영키로 했다. 570여 명의 인력을 모집해 12개 시군에 배정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인력 수요가 많은 사과, 배, 복숭아, 포도, 고추, 무, 배추, 마늘, 양파, 감자 등 상위 10개 품목에 인력을 집중 배치된다.  

인력 공급은 농가에서 필요 인력을 신청하면 해당 지자체에서 모집된 인력이 머물 숙박시설을 제공하고 숙박비와 교통비 등 일부를 농촌인력중개센터 사업비에서 지원하는 형식이다. 체류형 인력 모집은 작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도시형인력중개센터를 통해 도시지역 근로자에서 지방도시 근로자로까지 확대해 모집해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단순작업의 경우 노동 강도가 세면서 단기간 다수 인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하다는 점과 숙련 작업도 비교적 수소의 숙련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돼 체류형 인력 모집 과정에서 혼선이 예상된다. 소위 농작업의 종류에 따라 숙련도, 집중도 등 농가가 근로자를 고용할 때 우선순위가 다른 점 때문에 높은 임금을 주고 제대로 활용할 있겠느냐는 것이다. 농가에선 도시근로자의 농작업 경험 부족과 지역의 유휴인력 선호 경향에 따라 도시근로자 기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올해는 약 2만 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농촌 일손을 도울 전망이다.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E-9)는 8000명 배정됐으며 지난 1-2월 795명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로 외국인력 도입이 어려웠던 2020년 전체 입국 규모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지만 일손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엔 부족한 규모다. 또 외국인 계절 근로자(C-4, E-8)는 86개 시군에 1만 1472명이 예정돼 내달부터 순차적으로 입국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국내 체류 외국인의 계절 근로자도 올해부터는 상시 허용되고 대상도 유학생으로까지 확대된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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