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결혼도 하고 싶은데…" 故 강수연, 끝내 못이룬 ‘꿈’ 두가지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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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큰 별 故 강수연의 빈소가 8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져 있다. /사진제공=故강수연배우장례위원회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고(故) 강수연은 누구보다 평범한 삶을 바라왔다. 돈이나 명예보다 단란한 가정을 원했고, 윤정희와 김혜자처럼 멋진 노배우가 되고 싶어 했다. 다만 그는 꿈을 다 이루지 못하고 지난 7일 서울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강수연이 2011년 패션 잡지 ‘더블유 코리아’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 재조명되고 있다.

강수연은 당시 인터뷰에서 먼저 일찍 결혼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했다. 그는 “살면서 돈이나 권력, 명예 같은 게 부럽지는 않았다. 그런데 아이는 부러웠다. 여자한테 자식이란 일생의 특별한 사랑”이라며 “어릴 때는 ‘마흔 될 때까지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때는 나이를 먹을수록 기회가 없어지는 걸 상상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제는 결혼도 하고 싶은데 점점 눈에 보이는 게 많아져 결혼이 힘들다. 친구가 많은 건 좋지만, 그걸로는 채워지지 않는다. 절대적인 빈 곳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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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배우 강수연 모습. (뉴스1 DB) 2022.5.5/뉴스1

강수연은 나이가 들어서도 연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어려서는 표현하지 못한 내면의 깊이를 표현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나이를 먹어서도 내가 20대 때 하던 걸 하려고 하면 안 된다. 나만 할 수 있는 게 분명히 있고, 그걸 해내며 나이를 먹는 배우가 근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역배우 출신인 그는 이미 여러 차례 나이에 알맞게 스스로 변화를 거듭해왔다고 자신했다. 그는 “어릴 때는 어린아이 같은 걸 하면 아역에 머물러 있다고 욕을 먹고, 어른스러운 걸 하면 어린애가 왜 저런 걸 하냐고 욕을 먹었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지금 성인기에서 중년으로 넘어가는 시기는 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정말 늙어서까지 배우를 하고 싶다. 영화 ‘집으로…’의 할머니 역할을 할 정도까지 하면 좋겠다. 그전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시’, ‘마더’ 이런 것도 하면 좋겠다”며 “지금을 잘 보내야 좋은 여배우로 늙어가는 행운이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의 자택에서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그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로 치료를 받아오다 7일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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