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北코로나 상황 확인 어렵다”..복귀 미루는 평양 주재 외교사절

북한이 지난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공식 선언했지만 평양에 공관을 둔 일부 국가들은 북한의 주장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고 24일 미국의소리(VOA)가 보도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평양에서 철수한 상주 외교사절의 복귀 시점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20년 7월 평양에서 귀국하는 자국 외교사절을 환송하는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의 모습. 연합뉴스

VOA에 따르면 23일 폴란드 외교부 대변인은 관련 서면 질의에 “현재 북한 내 전염병 상황과 관련한 (북한 당국의) 성명을 검증할 수 없다”며 “현 단계에서는 직원들이 북한의 수도로 복귀하는 것과 관련해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지난 2020년 8월 평양 주재 대사관에서 머물던 자국 외교관들을 일시 귀국시켰다.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VOA의 서면 질의에 “북한의 코로나 관련 진전 상황에 대해 유엔과 다른 관련국들과 함께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북한의 방역 승리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대변인은 이어 “평양 주재 스웨덴 외교관들은 지난 2020년 8월 잠정적으로 재배치됐고 스톡홀롬에서 계속 업무를 보고 있다”며 “평양에 있는 우리의 대사관은 평양 현지 직원이 근무하는 가운데 계속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외교관들은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평양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2020년 1월 국경을 봉쇄했는데, 그 여파로 생필품 부족현상 등이 나타나며 생활이 어려워지자 각국 외교 사절들은 평양을 빠져나갔다. 현재 평양 문수동에 위치한 외교단지에는 러시아, 중국, 쿠바, 이집트, 라오스, 몽골, 시리아, 베트남 등 8개국의 상주 외교사절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10일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이후에도 재확산 경계을 하면서 방역 의식을 견지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이 객관적으로 검증될 때까지 서방 국가들의 공관 임시 폐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유석 IBK경제연구소 북한경제팀 연구위원은 “일부 국가나 국제기구가 현지 인력을 고용해 평양 사무실을 운영하는 만큼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 내 방역 상황의 안정은 물론 파견 인력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코로나19 재확산을 가능성을 경계하며 중국에서 새로 발생한 신종 바이러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이날(24일) ‘새로운 종의 헤니파비루스(바이러스)가 발생한 데 대하여 소개한 자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중국에서 발견된 ‘랑야헤니파바이러스’에 대해 소개했다.

신문은 “새로운 종의 헤니파비루스는 앞으로 또 다른 유행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라면서 “감염되면 열나기(발열)와 피로, 입맛없기(식욕부진), 게우기(구토), 몸살,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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