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 코로나 발생 아랑곳 않고 尹정부 출범후 첫 도발

북한 김정은 앞에 놓인 마스크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정치국회의가 12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소집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문제를 논의하는 이 자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에 마스크(빨간 동그라미)가 놓여 있다. 2022.5.12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박수윤 기자 = 북한이 12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틀 만에 또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새 정부 출범 후 첫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이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처음 공개하며 당분간 무력 시위보다는 내부 방역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이를 비웃듯 당일에 미사일을 쏘며 국방력 강화계획 이행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6시 29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사일 발사는 지난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아 올린 지 닷새 만이자 올해 16번째 무력 시위다.

아울러 북한이 지난 10일 윤 대통령 취임 후 감행한 첫 도발이기도 하다.

특히 이날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인정한 당일에 이뤄졌단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북한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 정치국 회의에서 2019년 말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공식 인정하며, 국가방역체계를 ‘최대 비상방역체계’로 이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북한이 당분간 내부 방역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느라 7차 핵실험을 비롯한 무력 시위는 당분간 멈출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북한은 바로 당일 탄도미사일을 쏴 올리며 이런 예상을 뒤집었다.

내치는 내치대로 챙기되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 계획은 지체 없이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 행보를 살펴보면 주변 상황을 고려하기보다 국방력 강화 계획을 일정대로 이행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가령 북한은 지난 3월 우방국인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와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이 개막한 와중에도 미사일을 쐈고, 지난 4일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가 논의되고 있던 상황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이처럼 군사 부문에서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감에 따라 7차 핵실험도 애초 예상대로 조만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설령 이날 미사일 발사 계획이 예정됐더라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연기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북한은 이를 감행했다”며 “7차 핵실험을 포함해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일정대로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예상했다.

정보 당국 등에서는 지난 10일 윤 대통령 취임식과 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사이에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또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민심 동요를 막기 위한 목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내일(13일) 관영매체를 통해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도함으로써 주민들의 코로나19 공포심을 안보 문제로 돌리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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