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용산M부스] ‘文 정부’ 소환하는 尹 정부..새로운 세상은 언제?

자료 제공: 연합뉴스

■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공개 채용이라도 했단 말입니까”

또 ‘문재인 정부’가 등장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를 끝내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이 더 지났지만, 용산 대통령실은 최근 하루가 멀다하고 ‘문재인 정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주로 자신들을 향한 각종 지적과 비판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를 등장시키고 있는데요.

그 횟수가 늘면서 ‘문재인 정부’를 걸고 발끈하는 표현도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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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복되는 ‘사적 채용’ 논란‥그 와중에 ‘전례’ 찾는 대통령실

– “사적 채용은 조금 어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전례가 있을 것 같은데요.”

지난 15일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직원 2명이 대통령실에 채용된 사실이 알려지자, ‘사적 채용 아니냐’는 질문에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폐가 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하지만 어폐가 있어서 ‘사적 채용’이 아니라는 건지, 그저 ‘사적 채용’이라는 표현이 불쾌하다는 건지 답은 명료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아마 전례가 있을 것 같다”며 이해를 구하는 것으로 답변을 갈음했습니다.

하지만 ‘전례’에 대한 의문이 풀리기도 전인 지난 17일 ‘사적 채용’ 논란은 다시 불거졌습니다.

대통령실에 채용돼 근무중인 황 모 행정관이 과거 윤 대통령 부부와 잘 알고 지내던 강원도의 한 사업가 자제였던 사실이 언론 보도로 드러난 겁니다.

사실 황 모 행정관은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수행원으로 당시에도 이미 여러 차례 언론의 입길에 올랐던 인물. 그래서인지 황 행정관에 대한 보도는 그리 놀라운 얘기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놀라운 건 대통령실의 대응이었습니다.

–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공개 채용이라도 했단 말입니까.”

여섯 문장짜리 짧은 대통령실의 입장문에 들어 있는 이 문장은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한 현 대통령실의 분위기를 짐작케 합니다.

–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공개 채용이라도 했단 말입니까.”

여러 번 다시 읽게 만드는 날 선 반응입니다.

■ “문재인 정부 경호처에서‥”, “문재인 정부 경호처의 추천‥”

앞서 대통령실이 용산 청사의 각종 시설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해당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었다는 논란이 불거졌을 때에도, 대통령실의 대응에는 어김없이 ‘문재인 정부’가 등장했습니다.

지난 16일 나온 대통령실의 입장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 “해당업체는 지난 3월 ‘문재인 정부’ 경호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의 경호시설 공사를 맡긴 업체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문재인 정부’는 한 번 더 등장합니다.

– “이번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공사는 보안성과 시급성을 요하기에 ‘문재인 정부’ 경호처의 추천을 받아 해당업체와 계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읽어봐도 ‘문재인 정부 경호처 역시 수의계약을 맺었었다’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입장문 중 ‘문재인 정부’가 등장하는 위 두 문장들을 걷어내보기로 했습니다. 그럼 이렇게 됩니다.

[알려드립니다] 경호처 수의계약 기사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알려드립니다. 당시 조달청에 등록된 해당업체는 시설 공사를 맡을 자격이 있었기에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번 경호시설 공사 계약 당시 해당업체는 국세 및 지방세 완납 증명서를 제출하여 계약조건에 하자가 없었으며 업체 대표의 조세 포탈 혐의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었습니다. 경호처의 수의계약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분명히 밝혀 드립니다. – 대변인실 –

대통령실은 왜 굳이 ‘문재인 정부’ 경호처를 입장문에 넣었던 걸까요?

자료 제공: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도 “민주당 정부 때는 안했습니까”

윤 대통령이 직접 ‘문재인 정부’를 거론한 건 지난 17일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앞선 지난 7일, 윤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시위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용산과 양산을 비교하면서 말이죠.

“글쎄 뭐‥ 다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다 뭐 법에 따라서 되지 않겠습니까.” (6월 7일 출근길)

그리고 다음 날인 8일에도 윤 대통령은 ‘검찰 출신 인사들이 반복된다’는 지적에 ‘문재인 정부’를 암시하며 비교 화법을 선보였습니다.

“과거 민변 출신들이 아주 뭐 도배를 하지 않았습니까.” (6월 8일 출근길)

그리고 지난 17일, 윤 대통령은 ‘최근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야권의 주장에 직접 ‘민주당 정부 때’를 언급하며 불편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넘어 이제는 과거의 ‘민주당 정부’를 모두 싸잡아 소환한 겁니다.

“민주당 정부 때는 안했습니까?” (6월 17일 출근길)

윤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됐던 지난 3월 10일 새벽, 당시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 마련된 무대 위에서 윤 대통령은 승리의 어퍼컷을 날렸고 지지자들은 환호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는 이런 구호가 울려 퍼졌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이기주 기자 (kijule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2/politics/article/6379680_356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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