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풍계리 4번 갱도 활동, 폭발력 큰 핵실험 위한 준비일 수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게리 핵실험장 4번 갱도 주변을 촬영한 지난 14일자 인공위성 사진 (미 CSIS 비욘드패럴렐) © 뉴스1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이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폭발력이 다른 핵실험을 실시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18일 이 같이 밝혔다.

북한은 올 초부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일대에서 복구를 하는 정황이 포착됐었는데, 최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4번 갱도에서도 새 건설 활동이 관측된다고 밝힌 바 있다.

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비욘드 페렐렐)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4번 갱도 입구에서 새로운 콘크리트 차단벽과 건설자재가 포착됐다.

이와 관련, 하이노넨 연구원은 VOA에 “지난 몇 달간 복구 작업이 지속돼 온 3번 갱도는 감당할 수 있는 핵폭발 규모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되며 핵무기 소형화에 이어 수소폭탄 개발을 위한 추가 실험에 4번 갱도 복구가 해답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전술핵실험 등 폭발력이 비교적 작은 핵실험에 적합한 3번 갱도 외에 큰 규모의 핵실험을 위해 4번 갱도를 활용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3번 갱도는 최대 50Kt(킬로톤)까지 폭발력을 견딜 수 있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핵무기 소형화를 위한 전술핵 시험에 적합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 규모가 더 큰 핵실험을 위해서는 새 갱도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4번 갱도를 복구할지 여부는 위성사진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우며 단순히 비로 유실된 갱도 주변을 복구하는 동향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우리 군 당국도 현재 시점에서는 이와 비슷하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브 슈멀러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주변 도로를 복구하려는 작업이라고 해도, 결국은 4번 갱도를 다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슈멀러 연구원은 ‘3번 갱도에서 핵 실험이 실시될 경우 4번 갱도도 폭발해 갱도 복구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두 갱도 사이 거리가 꽤 떨어져 있다”면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풍계리 핵실험장엔 모두 4개의 갱도가 있는데 1번 갱도는 2006년 제1차 핵실험 뒤 폐쇄됐고, 2번 갱도에선 2009년부터 2017년까지 2~6차 핵실험이 진행됐다.

북한은 2018년 5월 우리나라를 포함한 5개국 취재진 앞에서 이곳 핵실험장 내 2번 갱도와 함께 ‘미사용’ 상태였던 3~4번 갱도 또한 모두 ‘폭파’ 방식으로 폐쇄했다고 밝혔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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