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만 14人..차승원 “모여있어도 안 믿겨” (우리들의 블루스)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배우 차승원이 ‘우리들의 블루스’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tvN 새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7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자리에는 노희경 작가, 김규태 감독,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엄정화가 참석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따뜻하고 생동감 넘치는 제주, 차고 거친 바다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각양각색 인생 이야기를 그리는 옴니버스 드라마다.

이날 김규태 감독은 14명의 주인공을 연출하는 데에 있어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기획 당시에 작가님이 주신 말씀과 대본의 특성이 드라마적이면서도 영화적인 묘한 경계점이 있었다. 두 가지 재미를 어떻게 충족시켜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내린 결론은 어떤 식이든 기본에 충실하자는 거였다. 화려한 영상 테크닉을 구사하거나 자극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인물의 마음에 집중하게끔 했다. 살짝은 곁에서 지켜보도록 하면서 강요하지 않고 시청자들이 천천히 스며들게 하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한수 역의 차승원은 촬영 중 인상 깊었던 장면에 대해 “배우들이 다 모여서 마을 체육대회를 하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모이는 게 불가능하겠지? 싶었다. 모여서 찍는데도 믿기지가 않았다. ‘이걸 어떻게 찍지?’ 했는데 다 찍었다. 과연 어떤 아이가 탄생할까 굉장히 궁금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정은희 역을 맡은 이정은 역시 “저도 차승원 씨랑 비슷하다. 체육대회 하던 날 촬영을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예전 작품에서 김혜자 선생님 아들로 차승원 씨가 나온 적이 있다더라. 이렇게 또 만날 수 있다는 게… 저는 나중에 또 어떤 분과 만나게 될까 그런 것도 궁금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서울처럼 보조 출연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이 아니라 도민 분들이 오셔서 연기를 해주셨다. 시장 같은 신에서는 진짜 물건을 사서 가시려고도 하시고 진짜 대화처럼 애드리브를 하셨다. 모르는 사투리가 나오면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라고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고미란 역의 엄정화는 “김혜자 선배님, 고두심 선배님을 작품에서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마치 신인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으로 떨면서 갔다. 이 두 분을 앞에 두고 촬영을 준비하면서 ‘실화냐? 너무 신난다. 너무 좋다. 내가 이렇게 오래 버티니까 이런 날이 오는구나’ 생각했다. 근데 김혜자 선생님께서 ‘우리가 오래하니까 엄정화를 보네’ 하셨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엄정화는 “가끔 그 말을 떠올리면서 힘을 낸다. 길이 안 보이고 자신이 없어질 때 이 두 분처럼 묵묵히 멋지게 연기를 사랑하면서 가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아기 해녀 이영옥으로 변신한 한지민은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선배님들의 연기를 감상하는 기회가 쉽지 않지 않나. 한 번은 이병헌 선배님이 일찍 도착하셔서 ‘야 잘해’ 하시면서 저를 빤히 보고 계셨다. 긴장이 돼서 NG를 정말 많이 냈다. 그 신이 아쉬운 마음이 드는 이유가 이병헌 선배님 때문이다. 진짜 가까이서 보고 계셨다. 선배님도 저한테 ‘와 영화보는 것 같다’고 하셨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또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김우빈은 “배멀미를 좀 해서 미리 약을 먹고 배를 타도 힘들더라. 누군가가 힘들면 배를 다시 돌려와야하는데 그러면 촬영이 밀리니까 정신을 차리고 바다 끝을 찾아보면서 호흡을 했다. 바다만 보면서 호흡을 하다 보니까 명상하듯이 뭔가 평온해지면서 마음이 좋아지고 멀미가 가시더라. 그런 순간들이 잘 경험해볼 수 없는데 몇 번을 느꼈다. 힘든 싸움이었다”고 그간의 노력을 설명했다.

노희경 작가는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제목에 대해 “블루스는 흑인 서민 음악이다. 우리나라로 얘기하면 트로트 같기도 하고. 저는 아픈 사람들이 아프지 않으려고 블루스를 불렀다는 게 너무 좋았다. 이번에는 음악 듣는 재미도 있으실 것 같다. 좀 축제 같고 싶었다. 상처가 있지만 그걸 극복하려고 하는. 음악처럼 그게 보여졌으면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 이병헌 배우님을 만났을 때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상처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에 주목하는 것이라고 했다. 저는 이 드라마를 쓰면서는 그렇게 아프지 않았던 것 같다. 즐거웠던 것 같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여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우리들의 블루스’는 오는 9일 오후 9시 10분 첫 방송된다.

사진=tvN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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