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 강수연 눈물의 영결식…이와중에 ‘충격 고백’ 막장 경쟁


중앙일보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영화배우 고 강수연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혀 실감이 안 나고 있습니다. 영화 속 장면이었으면 했습니다.” (배우 유지태)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네가 곁에 있어 늘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 서둘러 갔냐. 편히 쉬어라.” (감독 임권택)

11일 엄수된 배우 강수연의 영결식에서는 그의 죽음을 믿지 못하는 영화인들의 절절한 작별 인사가 쏟아졌다. 고 강수연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강수연의 영결식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그간 장례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그의 마지막 길은 온라인을 통해 팬들도 함께하게 된 셈이다.

“참담하다” 배우들 눈물 쏟은 강수연 영결식

중앙일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배우 강수연의 영결식. 사진 영화진흥위원회 유튜브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추도사를 위해 단상 앞에 선 이들은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오늘 우리 영화인들은 참으로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며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당신을 떠나보내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연씨,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라며 갑작스레 찾아온 고인과 이별을 아쉬워했다.

배우 설경구는 “너무 서럽고 비통하고 지금 이 자리가 너무 잔인하다”며 “우리 배우들의 진정한 스타, 새까만 후배부터 한참 위 선배까지 다 아우를 수 있는 거인 같은 대장부”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중앙일보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영화배우 고 강수연 영결식에서 배우 유지태가 사회를 보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된 강수연의 영결식은 한때 1만5000명이 넘는 이들이 지켜봤다. ‘별보다 아름다운 별, 안녕히’라는 강수연 영결식의 부제대로 “참으로 예쁜 배우였다” “이런 배우를 또 만날 수 있을까” 등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그를 추모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라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추모객 눈살 찌푸리게 한 조회수 경쟁

중앙일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배우 고(故) 강수연의 발인식에서 배우 정우성과 설경구(오른쪽)가 운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명인 사망 때 영결식과 같은 장례 절차가 유튜브 등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되는 일은 종종 있었다. 순직 공무원의 영결식도 유튜브에 올라온다. 조문객을 배려하고 추모의 마음을 더 나누기 위한 목적이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로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방식의 장례식이 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

정치적 성향의 막말이 대표적이다. 이날 1만 명이 넘게 지켜본 강수연 영결식의 생중계 댓글 창에는 “좌파 배우는 보고 싶지 않다” “귀신은 ○○○나 데려가지” 등의 댓글도 이어졌다. 영결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특정 배우에 대한 악플이나 강수연을 향한 근거 없는 소문도 올라왔다. 불쾌감을 주는 댓글에 고인과 관계없는 말까지 오가자 “자기주장은 다른 데 가서 하라” “여기서까지 정치 선동질을 하느냐” 등과 같은 지적도 나왔다. “이 공간에서는 제발 추모만 했으면 좋겠다”고 부탁하는 글도 올라왔다.

유튜브에서는 고인의 죽음을 이용해 조회 수를 늘리려는 듯한 동영상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충격 고백’ ‘마지막 육성’ ‘재산 공개’ 등 흥미나 호기심을 유발하는 제목을 미끼로 삼아 동영상을 올려두는 것이다. 한 의사 출신 방송인은 최근 강수연의 사망 원인에 대한 동영상을 올리면서 자극적인 제목이라는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그는 “팬들에게 다소 무례하게 보일 수 있었다”며 사과한 뒤 영상 제목을 바꿨다. 해당 영상의 조회 수는 이날 138만 회를 넘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