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못 읽은 이창명, 공중파 복귀는 최악의 선택

이창명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공중파 출연’ 카드를 꺼내든 방송인 이창명의 선택은 묘수가 아닌 자충수가 됐다. 사건 발생 당시 대처 방식부터 음주운전의 사회적인 해악성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복귀까지. 여전히 흐름을 읽지 못하는 그의 모습이 부정적인 여론을 더욱 키우는 모양새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는 4연승 가왕 누렁이에 맞서는 도전자들의 1라운드 무대가 펼쳐졌다.

이날 1라운드 두 번째 맞대결은 요들송과 아카펠라가 펼쳤다. 이후 아카펠라에 패한 요들송은 최용준의 ‘아마도 그건’을 부르면서 복면을 벗고 자신의 정체를 공개했다. 복면 뒤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창명이었다.

이창명은 약 10년 만의 공중파 출연에 감격하며 “정말 너무 기쁘다. MBC에 뼈를 묻고 싶은 마음이다. 그동안 제가 강한 캐릭터를 줄곧 맡아왔다. 단호한 멘트에 정이 없다고 오해를 받기도 했다. 나는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방송 이후 이창명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음주운전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면죄부’를 받은듯한 모습으로 비춰졌지만, 사건 당시 반성 없는 태도로 이미 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진 터라 여론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창명은 앞서 지난 2016년 4월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앞 삼거리 교차로를 지나다가 교통신호기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이창명이 음주운전을 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이후 이창명은 사건 발생 약 20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했다. 그는 “술을 원래 마시지 못하는 편이다. 사고를 내고 나무 아파서 병원에 갔을 뿐이다. 현장에서 벗어나 잠적한 게 아니다”라며 음주운전에 대해 원색적으로 해명하면서 억울하다는 듯이 말해 빈축을 샀다.

검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 이창명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상이었던 것으로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합리적 의심일 뿐 이창명의 음주운전이 증명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사고 후 미조치 혐의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의무보험 미가입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무죄 판결에도 이창명의 명성은 예전 같지 않았다. TV조선2 ‘동네의 재탄생 – 슬기로운 360도’를 시작으로, SBS플러스 ‘좋은 친구들’, 채널A ‘아이콘택트’, MBN ‘한번 더 체크타임’,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등에 출연해 이혼·빚 등 가정사로 동정론을 내세웠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공중파 블라인드 예능을 통해 명예회복에 나섰으나 이창명의 전략은 통하지 않았다. 최근 리지, 박시연, 임성빈, 김새론 등 연예인·유명인들의 음주운전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 속 복귀는 이창명에게 독이 됐다.

‘음주운전 의혹’ 이후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창명을 향한 비판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후회해도 이미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심각해진 터. 비난을 야기하는 섣부른 복귀보다 진정성 있는 자숙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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