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블루스’ 풋풋한 ‘고딩아빠’ 배현성 “김우빈 선배 앞에서 엄청 긴장했죠”

tvN 주말극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풋풋한 10대의 로맨스를 보여준 정현 역을 연기한 배우 배현성. 사진 어썸이엔티

tvN 주말극 ‘우리들의 블루스’(이하 우블스)는 노희경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 그리고 쟁쟁한 주인공이 14명이라는 점 때문에 큰 화제가 됐다. 물론 14명의 얼굴 전부가 익숙하진 않았다. 알려진 얼굴에서 나오는 다른 서사도 눈길을 끌었지만 전혀 알려지지 않은 얼굴에서 나오는 익숙한 이야기도 큰 울림을 남겼다.

신예 배현성도 그런 이름 중 하나였다. 14명의 주인공 중 가장 막내 은기 역의 아역배우 기소유와 배현성보다 한 살이 어린 방영주 역 노윤서를 제외하면 가장 어린 축에 속한다. 하지만 그와 노윤서가 그려나간 서사는 만만치 않았다. 5회 ‘영주와 현’편에서 고등학생 커플이었던 두 사람은 덜컥 아이를 가졌고, 7~8회 ‘인권과 호식’편에서 자녀에게 모든 걸 쏟았던 아버지들의 실망은 곧 걷잡을 수 없는 갈등으로 확산했다. 총 20회인 이 드라마에서 이 네 명의 존재감은 극 초중반 긴장감을 잡아 나가는 축이 됐다.

“제가 경험해본 적이 없는 일이잖아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주변에서 빠른 나이에 결혼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대본을 읽으면서 상황에 몰입하려고 노력했어요. 저도 연기를 하면서 현이의 상황을 이해했고, 아버지의 상황도 이해했어요. 현이랑 비슷한 성격이 있어서 현이와 비슷한 결정을 했을 것 같아요.”

tvN 주말극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풋풋한 10대의 로맨스를 보여준 정현 역을 연기한 배우 배현성. 사진 어썸이엔티

배현성이 만든 ‘우블스’ 안 관계의 축은 극중 영주와의 사랑 못지않게 아버지 인권과의 애증도 있었다. 그는 어머니가 도망가게 된 이유를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갈등 속에서 결국 부자(父子)의 해묵은 갈등도 터졌다. 그와는 별개로 인권 역 배우 박지환과의 만남은 매순간 기쁨이었다. 혹자는 ‘얼굴이 전혀 닮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촬영장 안의 부자는 누구보다 가까웠다.

“이전 작품에서 무서운 이미지가 있으셨잖아요.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고 다가섰는데 ‘네가 내 아들이야?’하면서 좋아하시더라고요. 너무 감성적이시고 다정하셨어요. 시를 좋아하셨고, 만나자마자 ‘아버지라 불러라’하시며 예뻐해 주셨습니다. 인권 아버지 덕분에 촬영 중간 제주도 여기저기로 밥도 먹으러 가고 촬영이 즐거웠어요.”

‘우상’ 김우빈과의 만남도 손꼽을 만한 추억이다. 1999년생인 배현성은 사춘기시절 드라마 ‘학교 2013’에 출연했던 김우빈을 처음 보고 동경에 빠졌다. 이후 드라마 ‘상속자들’, 영화 ‘마스터’를 보면서 마음을 키웠다. 워낙 쟁쟁한 선배들이 많고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첫 촬영부터 긴장을 많이 했지만 김우빈과 처음 인사를 나눌 때의 긴장감은 지금도 생생하다.

tvN 주말극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정현 역을 연기한 배우 배현성의 연기 주요장면. 사진 tvN 방송화면 캡쳐

“꼭 인사를 드리겠다고 생각하고 갔거든요. 얼굴도 뵀는데 처음에는 너무 팬이어서 아무 말도 못 했던 기억이 납니다. 선배님들은 다 같이 만나는 장면에서는 너무 저를 잘 챙겨주셨어요.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평범한 학교생활을 하던 배현성은 학교 다닐 때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배우 데뷔 제안을 받았다. 그러다 결국 전주의 가족들을 설득해 2016년 18세의 나이로 서울로 전학을 왔다. 내성적이고 평범했던 아들이 연기를 하겠다는 말에 부모님의 걱정도,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블스’를 보면서 누구보다 응원해주는 지원군이 됐다.

“2018년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연기를 시작했어요. 평소 성격과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게 되는 점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다음 작품은 ‘가우스전자’라는 작품에서 극중 주인공들의 경쟁회사 회장 아들로 나오거든요. 기존 캐릭터와 다른 재미있고 능글맞은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tvN 주말극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풋풋한 10대의 로맨스를 보여준 정현 역을 연기한 배우 배현성. 사진 어썸이엔티

그는 당장의 롤모델로는 소속사의 선배 박서준을 꼽았다. 데뷔 전부터 드라마로 봤지만 사석에서 만나 전해받는 연기에 대한 조언이 큰 밀알이 되고 있다. 이제 막 배우라는 긴 레이스를 시작하는 배현성에게는 꿈이 많다. 로맨틱코미디, 액션,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 하지만 무엇보다 지금 ‘우블스’의 선배들처럼 현장에서 분위기를 이끄는 멋진 선배를 꿈꾼다. 바람을 말하는 그의 표정은 마치 제주의 하늘처럼 맑았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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