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 16일 청와대서 회동.. ‘MB 사면’ 논의할 듯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윤석열 당선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7일 만이자, 지난 10일 윤 당선인의 당선 확정 6일 만이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특별 사면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사면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거론되고 있고, 문 대통령도 ‘국민통합’을 대선 이후 최우선 과제로 꼽은 만큼 사면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4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2020년 6월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1년 9개월 여만에 대면하게 됐다. 다만 식사를 같이하는 형식이 될지 차담회 형식으로 할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회동 형식이 정해지면 15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 간 회동 일정을 조율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날짜와 회동 형식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과 문 대통령간 회동에서는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 방안을 비롯해 코로나19 대응,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동향 등 국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이 논의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은 윤 당선인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윤 당선인이)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석가탄신일(5월 8일)을 앞두고 특별 사면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민주당에서도 사면이 거론됐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날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 임기 만료 전 특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께서 이 문제를 풀어내시고 퇴임하시는 게 보기도 좋고, 다음 대통령에게 미룰 일도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께서 이 전 대통령이 고령이신데 장기간 수감돼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이미 피력한 바가 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도 자연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에 더해 이 부회장 사면·복권 요구도 나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당선인을 선택한 국민의 표심은, 진영 갈라치기는 그만하고 국민통합을 통해 화합과 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 달라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정치권 안팎에서 사면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윤 당선인까지 건의한다면 진지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여권 안팎에서는 ‘이 전 대통령 사면은 윤 당선인 취임 이후 할 일’이라는 반박도 적지 않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김현우·이도형·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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