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尹정부에 바란다]⑤혁신은 자유에서,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창립이념 명심해야

[편집자주]경제적 성장과 자유의 확대를 내건 윤석열 정부가 5월 10일 출범했다.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와 시장 원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번영과 풍요를 꾀한다는 새 정부의 첫 일성에 따라 안팎의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다만 새 정부 출범에 주어진 숙제는 녹록지 않다. 안으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경제’의 리스크에 직면한 데다 공수가 바뀐 여야의 갈등으로 ‘협치’가 요원한 상태다. 밖으론 재정긴축 기조가 글로벌 경제의 성장 가능성을 옥죄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와 러시아-중국의 대립각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뉴스1>은 험난한 고비를 현명하게 이겨낼 수 있도록 윤정부 출범에 맞춰 각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시리즈로 싣는다.

이춘우 기업가정신학회 학회장(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원장)© 뉴스1

(서울=뉴스1) = OECD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2021년까지 약 10년간 미국의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한국의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실업률의 영향요인들은 매우 다양하고 많지만, 특히 실업률이 낮은 미국의 경우,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고용계약’ 제도와 관행이 정착되어 있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는 노동자와 기업인들 모두가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수록 새롭게 창출되거나 늘어나고 실업률이 낮아지게 된다.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일자리를 구하고 옮겨 다니면서 산업간 기업간 업무노우하우와 정보와 지식을 이전시키고 결합시키면서 혁신의 씨앗을 만들어내는 양분으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서 산업자본의 이윤추구를 원활하게 해주고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정성을 높이는 제도로 노조가 적극 반대하는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이노베이션 이론 관점에서는 다른 논리적 해석이 가능하다. IMF이전 한국사회는 유교적 전통문화와 군부독재의 영향으로 기업인이나 노동자 모두 억압과 통제받는 사회였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1998년 이후 약 10년간 한국은 IMF의 요구에 따라 노동시장의 유연화 정책을 통해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혁파하고 유연성을 촉진하는 제도와 관행을 만들어 냈다. IMF 이전에는 절대 금기시 되었던 이직과 전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자유를 만들어냄으로써, 우수 인재들이 벤처 분야로 이동했고 우리날가 디지털 강국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기업이 창업하여 존경받은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결정하는 근본적인 힘도 조직구성원들이 제대로된 핵심가치를 공유하여 내재화하였는가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1902년 창립된 120년 장수기업 3M이 강조하는 가치는 ‘호기심(curiousity)’이고, 이것을 발산하도록 하는 핵심가치는 ‘자유(free)’로 주 40시간 중 6시간을 직원이 마음껏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는 연구개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15% Rul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혁신 선도 기업 구글과 애플의 기본적 핵심가치도 ‘자유’다. 이러한 ‘자유’는 오늘날의 근대문명을 일으킨 프랑스 혁명의 핵심가치이자 오늘날 자유 세계의 핵심가치이다.

㈜대한민국의 창립이념도 자유이며, 미래 대한민국의 핵심가치도 자유이다. 필자는 2002년 한국의 벤처기업들도 위계적 수직적 전통사회문화의 관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미래세상을 향한 경제적 사회적 운동으로 해석한 바 있다. 전 근대적 유교문화에 기반한 재벌의 강압적이고 수직위계적인 경영관리 관습을 타파하는 정신이 벤처정신이고 한국의 현대 기업가정신이다. ‘자유와 도전(프리챌(freechal))’이라는 이름으로 한 벤처기업이 2000년 창립된 것은 상징적이다.

항문이 찢어지도록 가난했고 원조를 받아야만 연명할 수 있던 세계 최빈국 한국이 반세기가 지나 원조를 할 수 있는 부유하고 사회적으로 발전된 선진국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일으킨 핵심가치는 바로 ‘자유’인 것이다.

국민들이 주주가 되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창립이념뿐만 아니라 미래 ㈜대한민국의 핵심가치도 자유(freedom)이다. 20대 대통령 취임사에서 35번 자유가 언급된 것도 이것을 상기시키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동안 일부 특정인들은 ‘자유’를 부정하고 지우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공기’처럼 생각해 왔던 ‘자유’를 우리 국민 주주들은 그동안 다소 소홀하게 생각하고 망각해 왔던 것이 아닌가 싶다.

필자도 이른바 ‘386 세대’에 해당하는 연령대이다. 필자의 분명한 기억으로는 70~80년대 민주화운동의 핵심가치도 ‘군부독재’의 억압으로부터 국민들을 해방하고 자유를 되찾고자 함이었다. 386세대들과 국민들은 집단주의와 전체주의에서 벗어나 개개인들이 존중받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갈구했다. 우리들과 후대는 이것을 결코 잊거나 왜곡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필수적이고 필요한 ‘안전과 안정’을 위한 규제는 필요하지만 ‘형평성’이나 ‘행정편의’, 그리고 특정집단의 사익을 위한 규제들은 혁파될 필요가 있다.

자유는 개개인의 능력발휘를 존중하며,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여 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의 제공을 존중한다. 특히 오늘날 기업가에게만 요구되는 한정된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공무원들 및 모든 국민들과 시민들이 갖추어야 할 미래정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가정신(Etnrepreneurship)’의 작동 철칙의 하나가 바로 ‘자유’이다.

미래 ㈜대한민국의 CEO는 자유의 철칙에 기반한 기업가정신을 활성화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빈부격차와 양극화를 해소하는 합리적 해결방안임을 증명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헌법에 ‘노동의 의무’가 있듯이 ‘근로의 자유’를 국민들이 누리도록 보장해야 한다.

자유를 온전하게 보전하며 제대로 작동하게 하려면 보완적이고 상호 상승시키는 가치들이 필요하다. 그러한 가치들로 필자는 ‘자유’, ‘개방’, ‘공정’, ‘상생’, ‘미래’, ‘자립’ 등을 미래 대한민국을 발전시켜 나가는 핵심가치로 제시하고자 한다. 진정으로 자유롭기 위해서는 개방적이어야 하고 공정성이 작동해야만 하며 상생을 지향해야만 한다.

이러한 정신들을 대통령만이 취임사로 단발되는 것이 아니라 초중등 대학 등의 교육 현장과 직장현장 그리고 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도 지속적으로 상기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기구가 창설될 필요가 있다. 필자는 가칭 ‘대한민국 업(業)그레이드 정신문화연구원’ 기구 창설과 대통령 직속 ‘대한민국 업그레이드 위원회’ 설치를 제안한다.

노동자와 기업인, 공무원과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건국이념과 대한민국 경영의 핵심가치를 내재화하고 시대에 적합한 실천규범과 제도를 업데이트하고 업그레이드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할 것이다.

haezung22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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