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유럽 이어 美까지.. 시장개척 속도 내는 국산 보톡스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국산 보툴리눔 톡신이 세계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 중국에 연달아 진출하면서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유럽의약품안전관리기구연합체(HMA)의 보톨리눔 톡신 ‘레티보’ 품목허가 승인 권고 의견을 토대로 유럽 진출을 지속하고 있다. 현지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기업 크로마와 손잡고 내년까지 유럽 내 총 36개국에 레티보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유럽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5개국 중 프랑스와 영국에서 승인을 마쳤고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아일랜드 등 순차적으로 승인을 받고 있는 상태다. 과거에는 유럽의약품청(EMA)을 통해 승인이 내려졌지만 HMA로 허가 기관이 바뀌면서 승인 이후 각국 식약처의 심사를 통해 일일이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휴젤은 연내 티어(Tier)1 11개국과 티어2 13개국에 진출을 마치고 내년 중 티어3 12개국까지 제품을 출시해 유럽 진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실제 제품의 유럽향 선적도 지난달 23일 시작됐다.

휴젤의 다음 목표는 미국이다. 휴젤은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레티보의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국산 신약들이 연달아 좌초를 겪은 점은 불안 요소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FDA의 신약 허가 과정에서 필수적인 현지 공장 실사 등이 지연되면서 보완요청을 받는가 하면 임상시험의 통계적 유의성을 지적받아 허가가 불발되는 등 연달아 FDA의 문턱을 넘는 데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젤 측은 레티보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사실상 극복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레티보를 생산하는 춘천 거두공장에 대한 FDA 실사를 마쳤고, EMA 등 세계 각국에서 허가를 받아 유통되고 있는 제품인 만큼 큰 걸림돌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 허가신청자비용부담법(DPUFA)에 따라 당초 지난달 31일로 예정됐던 FDA의 심사 마무리나 휴젤 측이 목표로 내걸었던 상반기 품목허가, 하반기 미국 시장 출시는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휴젤 관계자는 “FDA 허가와 관련해 부수적인 부분들이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다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중순께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준비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미국 내 판매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약 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미용용 보톨리눔 톡신시장에서 미국·중국·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미국 1조6000억원, 중국 8000억원, 유럽 5000억원가량으로 특히 미국 시장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지속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한 셈이다.

이미 미국에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대웅제약은 지난해 나보타가 실적을 견인하면서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나보타의 지난해 매출은 796억원으로 전년 504억원 대비 55% 넘게 신장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2월 중국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등 올해 안에 유럽과 중국에도 나보타를 출시하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메디톡스 역시 미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애브비로부터 반환받은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MT10109L’의 임상 3상 데이터 분석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FDA와 바이오의약품 허가 신청(BLA)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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