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기차, 지금 꼭 사야해?”..’일석이조’ 볼보 XC60 PHEV의 도발

자동차 브랜드에 전기차(EV)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친환경’이라는 명분도 세울 수 있고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규제에도 적용을 받지 않아서다. 문제는 충전 시스템 부족이다. 전기차가 대세로 여겨지고 판매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급증하면서 충전 시스템 문제가 대두됐다. 이에 전기차에 ‘친환경차 대명사’ 자리를 넘겨줬던 하이브리드카(HV)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하이브리드카가 주목받는 이유는 가솔린과디젤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카도 발전했다. 단순히 엔진을 보조해주는 역할에서 벗어나 엔진과 함께 동력 주축을 담당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가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존 내연기관에 크게 의존하는 하이브리드카와 달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는 전기차 성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전기차 후발주자인 볼보역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가 친환경차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판단했다. 볼보코리아는 테슬라 모델3와 모델Y,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과 GV70 등 전기차가 주목받는 국내 시장에 지난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대거 출시했다. 바로 볼보 XC90·S90·XC60 리차지 PHEV다. 이 중 볼보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주력 차종은 볼보 XC60 리차지 PHEV다. 볼보 SUV 라인업에서 중심을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핵심 차종이다. 볼보 XC60 리차지 PHEV는 기존 모델보다 전기차 성능을 더 향상시켰다. 동시에 힘도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해졌다.

시승차는 볼보 XC60 T8 울티메이트 브라이트다. 지난해 국내 출시된 신형 볼보 XC60 모델을 베이스로 삼았다. 전장×전폭×전고는 4710×1900×1645㎜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65㎜다. 트렁크 용량은 기존 483ℓ, 확장 1410ℓ다. 차체 밑에 배터리를 배치, 공간 활용성을 가솔린 모델 수준으로 유지했다. 트렁크 바닥 커버를 걷어냈을 때 나타나는 보조 공간이 다소 좁을 뿐이다.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이 312마력, 최대토크가 40.8㎏.m다. 가솔린 엔진만으로도 힘이 넘친다. 모터와 합산한 시스템 총 출력은 455마력으로 기존 모델보다 50마력 세졌다. 총 토크는 72.3㎏.m다. 여기에 상시사륜구동(AWD), 8단 자동 기어트로닉을 결합했다. 배터리 용량도 키웠다. 11.6㎾h에서 18.8㎾h로 늘린 직렬형 배터리 모듈 3개와 고전압 배터리 전체셀 102개를 채택했다. 복합전비는 3.0㎞/kWh에서 3.3㎞/㎾h로, 연비는 10.8㎞/ℓ에서 11.5㎞/ℓ로 향상됐다. 더 적은 전기와 기름으로 더 멀리 간다는 뜻이다. 디자인은 가솔린 모델과 사실상 같다. 운전석 앞쪽에 충전구가 따로 마련된 게 두드러진 차별점이다.

주행 모드는 하이브리드, 파워, 퓨어, 오프로드, 4륜 5가지다. 도심에서 시승 시에는 전기차 성향을 보여주는 ‘퓨어’ 모드를 선택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기존 33㎞에서 57㎞로 증가했다. 회생 제동 기능이 작동하면 60㎞ 이상으로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서울시 승용차 소유자들의 1일 평균 주행거리는 29.2㎞다. 한 번 충전하면 이틀 정도 주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기차 성향을 강화했지만 주행은 가솔린차의 성향을 보여줬다. 볼보 XC60 PHEV는 이와 달리 하이브리드카나 가솔린차와 같은 주행감성을 발휘했다. 전기차보다는 상대적으로 반 박자 느리게 가감속이 진행된다. 가솔린차에 익숙했던 운전자라면 바로 적응할 수 있다. 자동차 전용도로에 접어든 뒤 어탭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했다. 곡선구간에서도 차로를 잘 유지하면서 차선을 벗어나지 않는다. 퓨어 모드를 파워 모드로 변경하자 전기차가 고성능 가솔린차로 변했다. 가격은 8570만 원으로 기존 모델보다 200만 원가량 비싸졌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볼보 XC60(6190만~7200만 원)보다 1300만 원 이상 더 줘야 살 수 있다. 대신 가솔린·디젤 SUV와 전기 SUV를 놓고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선택권을 제공해줬다. 주문 대기기간은 볼보 차량 중에서도 긴 편이다. 기본이 1년이고 1년6개월가량 기다려야 한다.

[글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사진 볼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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