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한 달 강수량이 평년의 5.6%, ‘가뭄 대란’.. 추경호 “총력 대응”

추경호(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도봉구 하나로마트 창동점을 방문, 주요 품목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강수량이 평년의 6%에 그치는 등 지독한 가뭄으로 농축산물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양파와 감자 등 밭작물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다, 한창 진행 중인 모내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안정세를 찾나 싶던 농축수산물 물가가 다시 꿈틀대며 지난달 14년 만에 5%대로 오른 물가는 역대급 가뭄 탓에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물가 현장을 찾아 “농축산물 생산·유통·판매 전 과정에 걸쳐 가격 안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강수량 평년의 절반… 가뭄에 밭작물 가격 급등

추 부총리는 5일 서울 도봉구 하나로마트 창동점을 찾아 “국제 곡물가 급등에다 가뭄 피해까지 더해지며 일부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생활물가가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심각해지는 가뭄 대응에 총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 수문기상 가뭄정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 달간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5.8㎜에 불과했다. 평년 104.2㎜의 5.6% 수준이다. 올해 1~5월 전국 누적 강수량도 160.7㎜에 불과해 평년(310㎜)의 52% 수준에 그쳤다. 앞으로 한 달간 비가 오지 않으면 전국 농업용수시설 저수율은 58.2%에서 37.1%까지 떨어질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양파 도매가 추이. 그래픽=신동준 기자

가뭄은 양파, 마늘 등 밭작물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3일 양파 15㎏ 상품의 도매가는 1만8,480 원으로 1년 전 가격(9,180원)의 2배가량이었다. 감자는 20kg 도매가가 3만8,160원으로 지난해(2만4,548원)보다 55.5% 올랐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전년보다 양파 재배 면적이 줄고 겨울 가뭄으로 생장을 못해 당분간 다소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며 “양파는 도매가격이 대형마트 등 소매에 반영되려면 1, 2주 정도 걸려 추가 가격 상승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가뭄이 지속되면 1일까지 78.6%가량 진행된 모내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5일 비가 왔더라도 일부 지역은 가뭄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며 “지역 특성에 맞는 작물별 가뭄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황근(오른쪽)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3일 가뭄 대책을 세우고자 용수 공급 현장인 충남 아산양수장을 방문, 농어촌공사 관계자로부터 상황 설명을 듣고 있다. 아산=연합뉴스

정부, 가뭄 대책에 생산·유통 지원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가뭄 대책비 75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각 지방자치단체가 대체 수원을 개발할 수 있도록 이날 22억 원을 추가 지원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전국 27개 지역에 양수저류시설(인근 하천 등에서 물을 끌어와 저장하는 시설), 74개 지역에는 직접 급수 시설을 설치해 물을 공급하고 있다. 가뭄 대책 상황실 운영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반영된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사료·비료 매입비 지원 등 소비자와 농가 지원 사업에도 나선다. 농축수산물을 살 때 1만 원 한도로 20~30%를 할인하는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은 6월 한 달간 돼지고기, 계란 등 가격 상승 품목을 중심으로 80억 원을 지원한다.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 양파 등은 채소가격안정제 물량을 활용해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농산물 수급관리, 식량 자급기반 확충, 생산·유통 비용 절감 등 관련 대응 방안을 계속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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