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남녀갈등에 꼰대상사까지..연극무대로 풀어낸 공직사회 고민

공무원의 고민을 다룬 연극 ‘슬기로운 공직생활’ [광주 광산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말로만 성평등, 숙직 근무는 왜 남자의 전유물입니까?”

“여직원 숙직실은 하나도 없는데 여건부터 갖춰야 하지 않을까요?”

공직 사회의 해묵은 갈등이 연극 ‘슬기로운 공직생활’에서 재연된 지난달 28일 광주 광산문화예술회관 객석은 성평등 업무 담당 공무원 100여 명으로 채워졌다.

광주 광산구는 모두가 알고 있으나 쉽게 말하지 못하는 문제를 공유하고 해법을 찾고자 이번 연극을 제작해 무대에 올렸다.

연극은 1천300여 명인 광산구 공무원의 절반씩을 차지하는 남녀 간 갈등뿐만 아니라 직장인으로서, 시민의 심부름꾼으로서 저마다 지니는 애환을 함께 다뤘다.

수시로 ‘라떼는 말이야’를 읊는 훈수꾼 상급자, 감정 풀이를 일삼는 악성 민원인까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와 주제가 밝고 가벼운 분위기에서 표현됐다.

연극무대에 오른 공무원의 애환 [광주 광산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새내기 공무원의 성장기를 중심으로 1시간가량 이야기를 펼쳐낸 연극은 광주여성민우회 소속 연극팀 ‘시나페’와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가 함께 공연했다.

무대에 오른 사연은 실제 공무원의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관람에 참여한 광산구 한 5급(과장) 공무원은 “결말이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일상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공감과 위로를 느꼈다”고 1일 감상평을 전했다.

그는 “평소 목소리로 내기 어려웠던 생각이 연극을 통해 표출돼 대리만족을 얻었다”며 “마찬가지로 그동안 귀담아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를 배우들의 연기로 접하면서 깨달은 바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연극을 제작한 광산구 관계자는 “평등한 공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다양한 시도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hs@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