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여성인 것만 주목하는 성차별”..’이은해’에만 관심 쏠린 ‘계곡살인’

보험금을 타 내기 위해 남편을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한 이은해(왼쪽)와 공범 조현수. [인천지검 제공]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사회적 공분을 산 ‘계곡 살인 사건’ 관련,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 중 유독 여성인 이은해에게 시민들의 관심과 분노가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성에게 더욱 가혹한 범죄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된다.

16일 빅데이터 분석업체 TDI에 따르면 자사의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을 통해 이은해와 조현수의 검색량을 분석해보니 이은해의 일일 검색량이 조현수보다 최대 5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개수배가 보도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이은해에 대한 검색량은 PC와 모바일을 합쳐 총 145만2218건이었다. 조현수는 같은기간 5만7941건으로 이은해가 약 25배 많았다.

지난 12일 이은해의 일일 검색량은 12만538건이었는데 반해, 조현수 검색량은 2240건으로 53배 차이가 났다. 비율차이가 아닌 절대 수치로 보면 지난 3월이 가장 격차가 컸다. 이은해 검색량은 15만4763건이었으며, 조현수는 8271건이었다.

온라인에서는 이은해의 과거 행적과 예상 도피지역 등에 대한 온갖 추측성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개설된 ‘이은해 검거방’에서는 이은해의 도피 경로와 정보 등이 올라오고 있으며, 대부분 이은해에 대한 비난의 글로 메꿔지고 있다. 반면 조현수에 대한 관심은 많이 찾아볼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런 현상이 여성에게만 엄격한 사회적 시선이 원인이라고 비판한다. 대학생 김모(25·여) 씨는 “담배를 피워도 여자는 골목에서 숨어서 피워야 하고, 여자는 조신해야 한다는 사회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역시 성차별이며, 똑같은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유독 이은해에게만 비난의 화살이 쏠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여성의 경범죄에 대해서는 가볍게 여기면서도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남성에 비해 더 큰 문제로 보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은해의 경우에도 이런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해는 지난 2019년 6월 30일 내연남인 조현수와 함께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은해와 조현수에 대해 공개수배를 내리고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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